태풍 차바 제주시 강타...한천 범람 남수각엔 한때 주민대피령

입력 2016-10-05 07:38

중형급 제18호 태풍 차바가 제주도에 북상하면서 5일 새벽 서귀포시 하원동과 강정동 1300가구에서 정전사고가 발생해 한전이 복구중이다.

 5일 제주특별자치도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4일 밤 서귀포시 하원동 500가구와 강정동 800가구가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정전됐다. 한전은 현장에 출동해 복구중이다.

 제주도 육상과 앞바다, 남해 서부 먼바다에는 4일 오후 11시를 기해 태풍주의보가 태풍경보로 대치됐다.

 기상청은 차바의 영향으로 4일 밤부터 5일까지 80∼200㎜, 제주도 산간 등 많은 곳은 400㎜ 이상 비가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제주도에는 현재 최대순간풍속 초속 35m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과 해상에는 최대 8m 이상의 높은 물결이 일고 있다.

 5일 0시 현재 강수량은 제주시 31.5㎜ 서귀포 31.3㎜ 성산 26.3㎜ 고산 11.2㎜ 윗세오름 101㎜로 집계됐다. 바람도 점차 강해져 현재까지 최대순간풍속이 제주 초속 18.2m, 서귀포 9.8m, 성산 10.9m, 고산 20.1.7m 등을 기록했다.

 태풍 차바는 매우 강한 중형 태풍, 서귀포 남남서쪽 약 160km 부근 해상에서 약 30km/h의 속도로 북상 중이다.

 초속 35m의 매우 강한 바람과 함께 최고 400㎜ 이상의 매우 많은 비를 동반하고 있어 상당한 피해가 우려된다.

 차바의 영향으로 제주시 부두에는 어선 2000척이 대피해 있다. 한라산 등산과 올레길이 통제됐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4일 오후 6시를 기해 학교장 재량으로 등교시간을 조정하거나 수업시간을 단축하도록 했다. 4일 8개 학교가 조기귀가 했고, 5일 제주중앙여고 등 12개교가 등교시간을 늦추기로 했다.

 차바가 제주도에 상륙하면서 내린 호우로 5일 새벽 제주시 용담동 한천이 범람했다.

 또 제주시 산지천 하류에 있는 남수각은 한 때 범람직전까지 가 지역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하지만 수위가 낮아지고 있어 지역주민들은 대피를 하지 않고 관망중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 두 하천에 요원들을 파견해 정확한 피해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이 곳이 범람하면서 2007년 9월 제주시를 침수시켰던 태풍 나리의 악몽을 떠오르게 하고 있다. 이 두 곳은 나리 당시 범람했던 곳이다.

 나리는 태풍 차바가 제주까지 북상하는 경로와 위력에서, 또 오키나와 서쪽을 지나 제주도를 강타한 뒤 전남 여수에 상륙해 경남 지역을 가로질러 빠져나갔던 경로에서 비슷하다.

 태풍 나리 때 제주 윗세오름엔 568mm의 물폭탄이 떨어졌고 고산 지역엔 순간 최대풍속 초속 52.1m를 기록했었다. 당시13명이 숨졌고 재산 피해는 769억원에 이르렀다.

 5일 오전 3시 현재 윗세오름에는 258㎜ 어리목에는 242㎜의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제주 산간에 40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서귀포=주미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