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터치 47] 스타의 은밀한 행적, 사망후 속속 드러난 행적 보니

입력 2016-10-05 00:01 수정 2016-10-05 00:01
폴 워커 페이스북

평생을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다 간 사람이 있습니다. 이 할리우드 스타의 은밀한 행적은 그 누구도 알지 못했고, 그가 죽고 나서야 비로소 밝혀지기 시작했습니다.

 3일 페이스북 미디어 '격'이 한 할리우드 스타의 선행을 소개하며 새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 카일 업햄은 수년간 군인으로 복무하며 2004년에는 이라크로 파병됐습니다. 그는 떠나기 전, 약혼녀 크리스틴과 조촐하게 식을 올렸습니다. 몇 달 뒤 이라크에서 돌아온 카일은 신부에게 결혼반지를 끼워주고 싶어 크리스틴과 함께 반지를 사기 위해 산타바바라에 있는 고급 보석상을 찾았습니다.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이들에게 유난히 아름답고 빛나는, 특히 크리스틴의 마음에 쏙 드는 반지가 눈에 띄었습니다. 그러나 무려 9000달러(약 990만 원)에 달하는 가격 때문에 이들은 돌아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이들에게는 그렇게 큰 돈이 없었습니다.

 잔뜩 풀이 죽은 부부는 혹시 같은 종류의 반지 중 가격이 좀 더 저렴한 것이 들어오면 알려달라는 말과 함께 점원에게 연락처를 남기고 보석상을 나왔습니다. 

 실망한 두 사람이 가게를 나선 지 얼마 안 돼, 전화기가 울렸습니다. 보석상에서 다시 돌아와 달라는 연락이 온 것이다. 보석상 점원은 조그마한 쇼핑백을 들고 문 앞에서 이들을 기다리다 부부가 다가오자 미소를 지으며 쇼핑백을 내밀었습니다.

 "여기, 신부님 반지요." 더 이상의 설명도 없이 점원은 곧바로 가게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쇼핑백을 건네받은 부부는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쇼핑백 안에는 그들이 골랐던 바로 그 반지와 '익명의 독지가가 대금을 완납했다'는 내용의 쪽지 한 장이 들어있었습니다. 

 익명의 독지가를 짐작조차 할 수 없었지만, 부부는 정말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그 후 과연 누가 이 반지를 선물했을까 늘 궁금했던 부부는 9년이 지난 뒤 진실을 알게 됐습니다. 

카일 업햄 페이스북

 2013년, 영화 '분노의 질주7'을 촬영 중이던 유명 배우 폴 워커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사망 소식에 슬퍼하던 팬들은 그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추모 메시지와 함께 폴이 살아생전 남몰래 베풀었던 선행들을 속속 올렸습니다. 수많은 미담 중 산타바바라 보석상 점원이 올린 글도 있었습니다. 점원은 9년 전 자신이 일하던 보석상에 들른 폴 워커가 우연히 업햄 부부의 사연을 듣고 흔쾌히 반지값을 내주었다고 공개했습니다. 폴이 익명으로 해달라는 말과 함께.

 카일과 크리스틴은 9년 동안 궁금했던 비밀을 드디어 알게 됐습니다. 자신들이 그 엄청난 행운의 주인공이란 사실을요. 크리스틴은 "이제껏 살면서 우리한테 그렇게까지 베풀어준 사람은 없었다"며 감사함 마음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폴 워커는 이 가정에 특별한 존재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자신의 선행을 죽을 때까지 드러내지 않은 폴 워커의 행적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하고 있습니다. 폴 워커는 갔지만 그의 이름은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하고 그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있습니다.

 마태복음 6장 3~4절 말씀에 "너는 구제할 때에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네 구제함을 은밀하게 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너의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라고 하셨습니다. 선행의 목적이 칭찬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예수를 기쁘게 하는 데 있다는 뜻이다. 이는 선행을 습관으로 만들어 누가 보든 안 보든 항상 실천하라는 의미입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