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확인해 보세요. 입양한 지 3년 된 아이라는데… 혹시…”
“조금 전 기사가 떴는데 설마 아니겠죠. 하루빨리 찾길 바라는 마음으로 공유해요”
“다른 카페에서 공유된 글에 찾았다는 댓글이 달리는데 아니랍니다. 널리 퍼트려 주세요”
지난 2일 맘카페를 비롯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이를 찾습니다. 인천에서 실종”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빠르게 퍼졌습니다. 엄마들은 마치 자신의 일 인양 퍼 나르며 아이를 찾아 달라고 호소했죠.
원글은 네이버 지식Q&A에 올라온 겁니다. 글 아래에는 친엄마의 지인이 올린 것이라는 댓글이 달려있죠. 이름은 주OO. 나이 7살. 실종날짜 2016년 10월 1일. 장소는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 낮 12시쯤이라는 간단한 상황설명과 실종당시 모습을 상세히 적어놨습니다. 생전 모습이 담긴 사진 3장도 포함됐습니다.
글에는 “애타게 찾고 있다” “비가 오는데 혼자 얼마나 무서울지 상상도하기 힘들다”는 내용이 구구절절 쓰여 있습니다. 이어 카페에 찾았다는 댓글이 자꾸 달리는데 아직 못 찾았다는 추가 정보도 있었습니다.
게시물 아래엔 하루빨리 찾길 바란다는 댓글이 줄줄이 달렸죠. 그런데 그중에 유난히 눈에 띄는 댓글이 있었습니다. 조금 전 기사가 떴는데 혹시 모르니 확인해 보라는 내용이었죠.
같은 날 오후 6시 30분쯤 포털사이트에선 ‘6살 딸 살해 뒤 불태워 묻은 혐의로 양부모 긴급체포’라는 제목의 기사가 속보로 떴습니다. 댓글이 달린 시간은 2시간 뒤인 오후 8시. 그 후엔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맘카페는 술렁였습니다. 특히 인천지역 맘카페는 충격의 도가니였죠. 인천 소래포구에서 아이를 잃어버렸다는 소식에 엄마들은 해당 게시물을 공유하며 이런 아이를 본 적 있냐고 수소문했던 터라 충격은 더 컸습니다.
애타게 찾던 아이가 시신도 아닌 불에 타 유골로 돌아온 끔찍한 사건에 공분한 엄마들은 양부모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라고 촉구했죠. 아울러 어른들의 잘못으로 공포에 떨며 홀로 죽어간 아이를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며 애도하기도 했습니다.
한때 해당 글이 아이를 살해한 양부모가 쓴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었습니다. 그러자 댓글에 친엄마의 지인이라는 내용과 함께 양부모는 인천에서 조사를 받고 있고 친엄마는 군산에 거주 중이라는 추가 설명이 달렸죠. 하지만 여전히 게시물을 누가 올렸는지 궁금해하는 네티즌들이 많습니다. 동거인 C씨가 아니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게시물에 기재된 연락처는 현재 두절된 상태라 진위파악이 되지 않습니다.
한편 인천남동경찰서는 지난 2일 살인 및 사체 손괴‧유기 혐의로 A(47)씨와 부인 B(30)씨, 이들 부부와 같은 집에 살던 C(19.여)씨를 긴급체포했습니다. 이들은 지난달 29일 밤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에 위치한 자신의 아파트에서 입양한 딸이 숨지자 오후 11시쯤 A씨의 직장 주변 야산에 시신을 옮겨 불태운 뒤 암매장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 후 이들은 다음날인 1일 오후 3시37분즘 인천 소래포구 축제장에서 “딸이 사라졌다”며 112에 신고했고, 친모에게도 아이를 잃어버렸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