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바다에서 하루만에 난민 6000명 구조

입력 2016-10-04 16:45 수정 2016-10-04 19:03
리비아에서 출발한 난민선에 타 있는 수백명의 난민들. 국경없는 의사회 홈페이지

리비아에서 유럽으로 향하던 난민선에서 하루에 6000여명이 구조됐다.
 영국 언론 인디펜던트는 3일(현지시간) 리비아 연안에서 약 50㎞ 떨어진 지중해에서 이탈리아 해안경비대가 배 40척에 나눠 탄 난민 6055명을 구조했다고 보도했다. 사망자는 최소 9명으로 파악됐다.
사진=국경없는 의사회 홈페이지

 대대적인 구조작업에는 해안경비대뿐 아니라 이탈리아 해군, 유럽연합(EU) 국경보안기구 프론텍스, 민간 구호단체가 참여했다. 구조자 수는 하루 기준으로 역대 최대였다.

 구조된 난민 중 상당수는 부상을 당했고, 일부는 중상이었다. 임신부를 포함한 2명은 응급치료가 필요해 헬기로 시칠리아 람페두사섬에 있는 병원으로 긴급히 후송됐다. 국경없는 의사회(MSF)는 사망자 가운데 23세 임신부도 있었다고 전했다. 구조된 어린이 200여명은 보호자도 없이 홀로 발견됐으며 심지어 9명은 다섯 살도 채 안 된 유아였다.

 해안구조대가 발견한 난민선 중에는 725명이 탄 보트도 있었다. 지난 며칠 계속된 파도로 선박이 출항하지 못해 많은 사람이 갑자기 몰렸다.
시리아 트라폴리에서 이탈리아로 가는 지중해. 중간에 위치한 람페두사섬 연안에서는 3년 전 난민 366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구글 지도 캡처

 공교롭게도 이날은 이탈리아 인근 해안에서 난민 366명이 숨진 참사가 일어난지 3년째 되는 날이다. 당시 사건은 국제사회가 난민위기에 경각심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됐다. 올해에도 30만명이 넘는 난민이 목숨을 걸고 지중해를 건넜고, 절반 가까이는 이탈리아에 도착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30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구조된 한 청년은 “우리는 조국을 떠나길 원한 게 아니다. 그래야만 했기 때문에 떠났다”며 절박한 심정을 호소했다.
사진=국경없는 의사회 홈페이지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