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주연급 라인업을 자랑하는 영화 ‘아수라’(감독 김성수)는 조연들의 연기로 한층 더 빛났다.
‘아수라’는 지옥 같은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나쁜 놈들의 이야기를 그린 범죄액션영화다. 극 중 등장하는 다섯 악인을 정우성·황정민·주지훈·곽도원·정만식이 연기했다. 이들의 대립이 더욱 강렬해진 건 조연들의 활약 덕분이었다.
‘소수의견’ ‘미생’ 등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준 김종수는 박성배(황정민) 시장의 기획실장으로 분했다. 박성배의 지시라면 선악을 가리지 않고 충실히 이행하는 심복이다. 박성배의 악함을 한층 도드라져 보이게 했다.
‘숙명’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등을 연출한 감독이자 ‘달콤한 인생’ ‘파이란’에서 연기력을 선보인 김해곤 감독은 박성배와 결탁한 조직 두목 출신 건설사업자 태병조 사장 역을 맡았다. 걸출한 사투리와 디테일한 연기로 영화의 몰입도를 더했다.
강단과 결단력 그리고 빠른 행동력을 갖춘 특검 수사팀 소속 형사 차승미 역은 윤지혜가 소화했다. ‘군도: 민란의 시대’에서 통해 안정감 있는 연기를 펼친 윤지혜는 ‘아수라’에서 유일한 여성 수사관으로 출연해 카리스마를 뽐냈다.
끝으로 ‘소수의견’ ‘시그널’ ‘굿 와이프’ 등에서 활약한 오연아가 한도경(정우성)의 아내 조윤희로 분했다. 말기 암에 걸린 아내의 병원비를 충당하기 위해 한도경은 박성배의 하수인이 된다. 이는 관객이 한도경을 연민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