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지상파 민영방송국 TBS가 ‘와사비 테러’ 사건을 두고 한국인을 겨냥한 인종차별이 아닌 고객 서비스였다는 식으로 보도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일본 내에서조차 의견이 분분한데요. 의식 있는 네티즌들은 “차별을 서비스라고 하다니, 부끄럽다”며 비판하고 있고 혐한 네티즌들은 “와사비 테러는 한국인들의 왜곡”이라며 보도를 옹호하고 있습니다. 4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TBS의 지역네트워크 채널 JNN은 전날 밤 방송된 뉴스에서 와사비 테러 사건을 보도했습니다. 방송은 “한일 교류사이트에서 불거진 와사비 테러 글로 일본이 외국인을 차별한다는 주장이 나왔다”면서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실제 방송에서는 문제가 된 오사카 도돈토리의 시장스시의 점주가 나와 “외국인들이 오면 대부분 ‘와사비, 와사비’ 해서 자연히 양이 늘었다. 차별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고 둘러댔습니다.
방송에서는 또 다른 초밥집 점주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와사비를 더 달라고 해요. 중국이나 아시아, 한국 등 매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죠”라고 말하는 영상이 나옵니다.
이어 “일본 와사비는 맵지 않아요. 중국에서 먹는 고추는 매운 맛이 강렬한데”라거나 “일본에서는 와사비를 더 달라고 해요. 매운 것을 좋아하거든요”라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영상이 이어집니다.
그러니까 TBS의 방송은 △일본 와사비는 맵지 않다 △한국인을 비롯한 외국 관광객들은 평소 와사비를 더 달라고 주문했다 △시장스시는 서비스 차원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와사비를 많이 넣어준 것일 뿐이다는 식의 주장을 편 것입니다. 이는 시장스시를 운영하는 후지이 식품이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알린 것과 똑같은 내용입니다.
후이지 식품은 ‘초밥에 많은 와사비가 들어간 점을 확인했다’면서도 ‘해외 고객들은 평소 와사비를 많이 요구한다. 그러다 사전 확인 없이 서비스로 제공한 것이 일부 와사비를 싫어하는 고객에게 불쾌감을 안기는 결과가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TBS의 방송에 일본 네티즌들의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일본 포털사이트 게시판 등에는 “차별이 아니라 서비스라고? TBS, 부끄러운 줄 알아라” “이건 명백한 증오범죄지” “이런 사실이 나온다는 것도 불쾌하지만 이렇게 둘러대는 사람들과 같은 나라에 살고 있다니” “최악의 가게, 최악의 변명”이라는 댓글이 쏟아졌습니다.
반면 혐한 네티즌이 많은 2CH 등에는 “한국인이라면 재일 가게로 가라” “일본 싫어하면서 왜 일본에 와서 고생하나” “서비스를 왜곡해 일본 흠집 내는 한국인들” 등의 비난 댓글이 많았습니다.
TBS는 과거에도 혐한 성향의 방송을 제작해 물의를 빚었습니다.
2011년 7월 우리나라의 여성 격투기 선수인 임수정 선수를 초청해 일본의
남자 코미디언 3명과 격투를 벌이는 ‘불꽃체육회 TV 슛 복싱 대결2’이라는 제목의 예능 프로를 제작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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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정 선수는 당시 페북지기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TBS가 방송 섭외에서부터 진행에 이르기까지 치졸한 거짓말을 일삼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임수정 선수에 따르면 TBS측은 임수정 선수에게 ‘리얼이 아니라 쇼이며 상대 일본 코미디언들의 얼굴을 때리지 말라’고 주문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촬영에서는 일본 남자 코미디언들이 정색하고 달려들었고 심지어 예고도 없이 임수정 선수를 무차별 공격했는데요. 이로 인해 임수정 선수는 전치 8주의 상처와 함께 자존심이 크게 상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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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