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 교수를 지낸 김용익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대병원을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백남기씨 사인은 외상성 뇌출혈로 인한 외인사인데 질병으로 인한 심폐정지라고 적다니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4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김용익 전 의원은 전날 트위터에서 “백남기 선생의 사망진단서를 두고 서울의대 학생들과 동문들이 병원에 강력한 이의제기를 하고 나왔다”면서 “사인의 의미가 무엇인지 제대로 진단서를 썼다면 어떻게 썼어야 했던 것인지 적어보았다”고 적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A4 용지 두 장 분량으로 된 부검 의견서를 첨부했는데요.
그는 우선 백남기씨가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설명했습니다.
“백남기씨가 죽음에 이르는 과정은 두개골 골절과 심한 급성 뇌출혈로 시작됐다. 수술 후에는 감염 등 각종 합볍증과 후유증이 있었고 각종 장기가 다 망가져갔다. 이렇게 신체기능이 무너져가자 신(콩팥)기능부전이 일어났고 심폐정지가 초래되었다.”
그러면서 사인은 뇌출혈이라고 단언했습니다.
“이 많은 사망 원인들 중 진짜 사인은 무엇이라고 해야 할까? 뇌출혈이다. 폐암으로 치료 중 각종 합볍증이 생기고 막판 패혈증으로 사망한 환자가 있다고 하자. 이때 사인은 폐암이라고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는 서울대병원이 뇌출혈로 인한 사망이라는 점을 피하기 위해 심폐정지라고 적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심폐정지는 거의 모든 죽음에서 나타나며 이를 사망원인이라고 적으면 사인불명과 같은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김용익 전 의원은 “서울대병원이 심폐정지라고 한 것은 뇌출혈이라고 말하기를 피하기 위해서 혹은 적어도 그 중요성을 축소하기 위해서일 것”이라면서 “뇌출혈이 외인성 또는 외상성이라고 말하는 것을 피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응급실 기록에도 ‘외상성 뇌출혈’로 기재돼 있는데 ‘경막하출혈’이라고 쓰면서 내인성인지 외인성인지 밝히기를 피했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죽음의 종류를 병사와 외인사로 분류하게 돼있는데 서울대병원이 병사로 규정한 점도 거론했습니다. 그는 “이 분류가 백씨의 사인에 대한 병원의 뜻을 분명히 드러내 보이는 부분”이라면서 “이 판단에는 대부분의 의사가 매우 놀랐을 것이며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습니다.
결국 서울대병원의 진단서만 보면 백남기씨는 ‘(뇌혈관경화증 같은) 질병으로 경막하출혈이 생겼고 그러다 급성신부전이 생겨 심폐기능정지가 직업 사인이 돼 사망했다’고 해석하게 된다는 지적입니다.
김용익 전 의원은 진단서가 백남기씨 죽음에 대한 경찰의 책임을 벗겨줄 것이라고 걱정했습니다.
“경찰이 부검을 그렇게도 하고 싶어 하는 이유는 이 ‘병’을 찾아내 ‘병’ 때문에 죽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인데 이 사망진단서에 의해서 경찰은 이미 그 ‘병’을 찾을 필요조차 없게 됐다.”
네티즌들은 공감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의 트위터에는 “아무도 설명해주지 않는 이런 강의가 국민을 깨운다”거나 “교수님 존재가 빛을 발한다” 등의 댓글이 붙었습니다. 글은 하루 만에 1400여건 리트윗됐습니다.
서울대병원 특별조사위원회 또한 사망진단서 직접 사인에 심폐정지라고 표기된 것이 작성지침과 다르다고 인정했습니다. 특별조사위원장을 맡은 이윤성 서울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전날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백씨의 직접사인에 심폐정지라고 쓰고 병사라고 한 것은 사망진단서 작성 지침과는 다르다”면서 “특별조사위원회의 전체 위원들 의견을 말씀드릴 순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외인사로 쓰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