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주치의 해명 어이 없어"…할 말 잃은 백도라지씨

입력 2016-10-04 00:02
"병사 받아들일 수 없어"…"사망진단서, 법적 기록 살펴본 결과 외압 의혹 있어"

故 백남기 농민의 딸 백도라지 씨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견동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서울대학교병원-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합동 특별조사위원회의 사망 진단서에 대해 반박하는 유가족 입장을 발표 전 할 말을 잃은 채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백도라지씨는 이날 ‘부검이 불필요한 이유가 확인되는 동영상 공개' 기자회견에서 "사건 발생 당일 병원에서 뇌 사진을 보여주면서 ‘출혈이 너무 커 수술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했다"며 "주치의 백선하(신경외과) 교수가 당시 ‘아버지 뇌가 많이 부어 뇌하수체를 누르고 있고, 뇌하수체 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아 의식이 돌아올 가능성이 1%도 안 된다. 생존을 위해 모든 대사 활동을 약물에 의존해야 하는데 지금은 신장이 건강해 독한 약물을 쓰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약 가짓수가 늘어나고 독해지면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진이 예상한 대로 증상이 진행됐는데 이제 와서 ‘병사'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무책임한 발언이다.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하려고 특위까지 구성했나 싶다"고 지적했다.

투쟁본부에 따르면 백씨는 지난해 11월14일 오후 6시56분께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뒤 오후 7시30분께 서울대병원에 도착했다. 이후 오후 9시30분께 응급의가 "백씨가 가망이 없으니 요양병원으로 옮겨야 한다"고 가족에게 설명했다.

하지만 오후 10시30분께 등산복 차림의 백 교수가 나타나 "수술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결정해 가족들은 수술동의서를 쓰고, 이날 오후 11시35분부터 약 4시간가량 수술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과 투쟁본부는 이날 사고 직후 백 교수와 다른 신경외과 교수 등 의료진이 백씨 상태를 설명하는 동영상도 공개했다.

영상에는 의료진이 가족에게 "동공이 완전히 확대돼 통증을 줘도 전혀 반응이 없고 거의 뇌사 상태다. 살아있다는 신호라 볼 수 있는 뇌 뿌리 반사가 전혀 없다"고 말한 이후 백 교수가 "오후 10시 이후 통증을 주니 조금 움직이는 반응이 있어 뇌 뿌리가 완전히 망가진 것이 아니다. 일단 하는 데까지 해보자. 따님한테 말씀드려 일단은 수술하겠다"고 말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편집=정재호,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