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침묵 강요하나요"… 공부 방해된다는 '카공족' 논란

입력 2016-10-03 14:27 수정 2016-10-03 16:11

독서의 계절, 가을이라서 그럴까요. 국가고시 등 시험철이 다가와서 그럴까요. 요즘 인터넷에선 카페에서 공부하는 카공족에 대한 게시물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습니다. 공부한다고 유세하는 진상을 고발한 글이 대부분이지만 억울하다는 카공족의 항변도 있습니다.
논란의 출발은 카페가 공부하는 곳이 아니라는 인식에서 시작됩니다. 소위 진상이라고 비난받는 카공족은 자신이 공부한다고 다른 손님에게 조용히 해 줄 것을 강요하는 부류입니다. 이런 카공족과 말싸움을 넘어 몸싸움을 벌였다는 사연을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카공족들 다른 손님에게 피해주지 않았는데 꼴불견 취급을 받는다고 항변합니다. 구석에서 조용히 공부하는 것이 테이블을 독차지하고 떠드는 손님보다 개념있는 것 아닌가라고 되묻기도 하죠. 일부 카공족의 그릇된 행동 때문에 전체가 욕을 먹고 있다는 겁니다.


고객과 카공족 양쪽 주장 모두 일리있습니다. 하지만 갈등은 한쪽의 요구가 지나쳤을 때 발생합니다. 평행선을 달리기 십상이죠. 이때 업주의 역할이 중요시됩니다. 실제 카공족 게시물마다 자신이 업주라며 의견을 밝힌 댓글이 이어집니다. 직접 나서 중재를 하거나 시비를 가리면 쉽게 갈등이 해소된는 의견이 많습니다.

그럼 일반적인 업주의 생각을 들어볼까요?

“프렌차이즈 카페 매니저입니다. 일단 저희 매장은 공부하시는 분들 그냥 놔둡니다. 혼자서 다인석 차지, 콘센트 독점, 아메리카노 한잔으로 몇시간동안 뻐기기 등등의 행동은 굳이 공부를 하지 않는 분들도 많이 하십니다. 이 부분은 다른 매장과 다른 부분일지 모르겠으나 저희매장 카공족들은 두어 시간정도 지나면 추가주문도 당연하게 하시고 거의 매일 오십니다. 매장에겐 중요한 단골 고객인거죠. 본인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조용히 좀 해달라고 하는 진상 카공족만 아니라면 너무 미워하지 맙시다~ ”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먼저 카페는 공부하는 곳이 아니라는 전제를 두고 카공족에 대한 배려를 말하고 있습니다.


최근 고시촌 카페에서 벌어진 카공족과 고객의 갈등이 화제가 됐습니다. 고시촌이라 카페에서 공부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카공족이 조용히 해 줄 것을 강요하다 충돌로 이어진건데요. 이때 업주의 반응도 같았습니다. 공부한다고 다른 고객에게 침묵을 요구할 권리는 없다며 고객 손을 들어줬습니다.

업주가 카공족 금지라고 선언하지 않는 이상 커피값을 내고 앉아 공부할 권리는 있습니다. 물론 이야기꽃을 피울 수도 있고요. 양쪽 모두에게 카페를 자유롭게 이용할 권리가 있는거죠. 그러나 그 권리를 침해할 권리는 없습니다. 서로의 권리를 지켜주는 선에서 자유를 만끽해야 합니다. 그 출발점은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매너가 아닐까요?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