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3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사죄 편지를 보내는 문제에 대해 “털끝만큼도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사죄 편지를 보낼 의향이 있느냐”는 야당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하면서 “지난해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안 내용을 양국이 성실히 실행하는 것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죄 편지는 합의안의 내용 밖에 있다”라고 덧붙였다.
사죄 편지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에 대한 아베 총리의 직접 사과 형태여서 지난해 12월 합의안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한·일 민간단체와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가 요구했다.
지난해 합의안에는 ‘아베 총리는 사죄와 반성의 마음을 표명한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하지만 일본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이 이 문구를 읽는 형식으로 사죄를 표명해 피해자 할머니들이 진정성 있는 사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도 지난달 28일 “일본 측이 피해자의 마음의 상처를 달래는 추가적이고 감성적인 조처를 해주길 바란다”면서 사죄편지 발송을 기대했다.
아베 총리가 강한 어조로 사죄 편지를 거부함으로써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갈등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