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 진행, 자가 면역세포 치료로 억제 가능

입력 2016-10-03 12:33
국내 의료진이 자가 면역세포치료제의 일종인 CIK세포로 난치성 뇌종양을 치료하는데 성공했다.

CIK세포는 환자 자신의 혈액을 채취하여 체외에서 면역작용을 하는 인터루킨-2(IL-2)와 CD3 항체를 붙여 2~3주간 배양하는 방법으로 얻을 수 있는 면역세포의 일종이다. CIK 세포는 일반인의 혈액 속에는 매우 소량만이 존재하지만, 실험실내에서 배양을 통해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한양대구리병원은 신경외과 김충현(사진) 교수팀이 2008년 12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국내 7개 대학병원에서 교모세포종 진단을 받은 뇌종양 환자 180명을 대상으로 CIK세포치료제를 투여하고 추적 관찰한 결과 생존율 연장은 물론 증상 완화 및 진행 억제에도 큰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교모세포종은 성인에서 가장 흔한 원발성 악성뇌종양으로 수술, 테모졸로마이드와 방사선 치료를 이용한 표준요법을 시행하여도 평균 14.6개월 밖에 생존하지 못한다.

이러한 교모세포종의 치료에 대하여 2005년 표준치료법이 제시된 이후 다양한 병용치료법들이 등장했지만 아직까지 괄목할만한 치료성적을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김 교수팀은 CIK 세포를 이용한 면역치료가 교모세포종 극복에 도움이 되는지 알아몰 목적으로 사전 동의를 얻은 연구대상 교모세포종 환자를 절제수술 후 표준요법과 CIK세포 면역치료 그룹(실험군)과 표준치료만 시행한 그룹(대조군)으로 나눠 각각 추이를 관찰했다.

실험군은 91명, 대조군 89명이었다. 실험군의 경우 CIK 세포 면역치료제로 국내 녹십자셀이 제공한 ‘이뮨셀-엘씨’를 총 36주간에 걸쳐 14회 투여했다. 1회당 CIK 세포 주입량은 평균 약 6억6000만개씩에 달했다.

그 결과 자가 면역치료를 받은 교모세포종 환자들은 종양이 더 이상 자라지 않고 유지되기만 하는 무진행 생존기간이 1.5배, 질환조절효과가 30%나 증가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의 일차목적인 평균 무병 생존기간(종양이 진행되지 않고 생존하는 기간)이 대조군에선 5.4개월에 그쳤으나 실험군의 경우 8.1개월로 2.7개월이 연장된 것이다. 치료 과정에서 실험군과 대조군 사이에 중대한 부작용 발생에도 큰 차이가 없었다.

김충현 교수는 “CIK 세포를 이용한 자가 면역치료가 뇌종양 환자의 생존기간 연장과 증상 및 진행 억제게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종양학 분야 국제학술지 ‘온코타킷(Oncotarget)’ 온라인 판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