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평화협상안 국민투표서 ‘충격적 부결’

입력 2016-10-03 11:11 수정 2016-10-04 09:18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 2일(현지시간) 투표 결과가 나오자 한 여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신화뉴시스

50년 내전을 종식시킬 콜롬비아 정부와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의 평화협상안이 국민투표에서 부결됐다. 내전 종식은 불투명해졌고 콜롬비아 정국도 혼란으로 치닫을 전망이다.

AP통신은 3일 콜롬비아에서 치러진 평화협상안이 99% 개표 결과 50.2%의 반대로 부결됐다고 보도했다. 찬성은 49.8%였다. 전체 1300만명이 투표에 참가했으며 표차는 5만7000표 정도로 전해졌다.

주민들은 협상안 가운데 반군을 형사처벌하지 않고 사면한다는데 불만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반군에게 피해를 많이 본 지역에서 반대표가 압도적으로 많이 나오면서 부결로 이어졌다.

FARC는 투표 결과를 우려해 투표 하루 전에 피해자에게 ‘금전적 보상’ 카드까지 내걸었지만 결국 설득에 실패했다.
 
콜롬비아 국민들이 2일(현지시간) 수도 보고타의 거리에서 전광판에 나온 국민투표 결과를 확인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AP뉴시스

투표 결과가 나오자 협상을 주도한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평화를 찾기 위한 노력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투표 부결로 당장 내전이 재연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평화안을 놓고 재협상이 이뤄질지도 불투명하다. 때문에 어정쩡한 상태가 지속되면서 내전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콜롬비아에서는 50년 내전으로 20만명 이상이 숨지고 800만명 이상이 거주지를 떠나 실향민으로 살고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