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숨, 아수라, 걷기왕…가을 극장가 톡톡 제목 한국 영화들

입력 2016-10-03 10:52
하반기 극장가에 독특한 제목의 한국 영화들이 잇달아 개봉하며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다. 

네티즌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혼자하는 숨바꼭질’ 괴담을 소재로 한 리얼 미스터리 공포 영화 <혼숨>과 나쁜 남자들의 살벌한 지옥도를 그린 <아수라>, 자신만의 속도로 꿈을 향해 걷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린 <걷기왕>이 그 주인공이다. 이 영화들은 공포, 범죄액션, 드라마 등 장르 구분 없이 제목만으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독특한 제목의 영화는 <혼숨>이다. <혼숨>은 ‘혼숨’ 괴담과 함께 사라진 여고생의 실체를 추적하는 리얼 미스터리 공포를 다룬다. ‘혼자하는 숨바꼭질’의 줄임말인 ‘혼숨’은 귀신을 불러내는 일종의 강령술로, 일본 대형 커뮤니티 사이트인 ‘2ch’에서 한 네티즌이 ‘혼숨’의 자세한 방법과 체험담을 실시간으로 기록하면서 국내에서도 유행을 불러 일으켰다.

인형을 매개로 귀신을 불러 보이지 않는 존재와 숨바꼭질하는 이 행위는 후기를 접하는 것만으로도 호기심과 공포를 불러 일으킨다. 실제로 ‘혼숨’을 체험하고 난 뒤 후기를 남긴 네티즌들은 입을 모아 “이건 단순한 놀이가 아니다. 무속인들도 꺼려할 정도의 지독한 ‘강령술’이다. 절대 따라 하면 안 된다”라며 경고의 메시지를 남길 정도다. 현재까지도 절대 따라해서는 안 되는 공포의 놀이로 알려져 있는 ‘혼숨’ 괴담을 소재로 하는 <혼숨>은 ‘아프리카 TV’ 개인 방송이라는 매체를 적극 활용하여 마치 실시간으로 공포의 실체를 마주하는 것과 같은 긴장감을 전할 예정이다. 특히 레전드 방송을 위해 죽음의 생방송을 불사하는 공포 전문 ‘BJ 야광’ 역할로 변신한 류덕환과 괴담보다 무서운 시청률 하락에 목매는 방송 제작자 ‘박PD’로 분한 조복래의 실감나는 연기가 더해지며 극한의 몰입감을 선사한다.

<아수라> 역시 독특한 제목으로 관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영화 <아수라>는 불교 설화인 ‘아수라도’에서 귀신들의 왕인 아수라들이 싸우는 전쟁터 ‘아수라장’의 소재를 그대로 제목에 차용했다. 영화 <아수라>는 지옥 같은 세상에서 오직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나쁜 놈들의 이야기를 그린 범죄액션 영화다. 영화 <아수라>는 삶의 생존을 위해 부패 형사로 변하게 된 주인공이 악인들과 손을 잡고 그 안에서 서로가 서로를 짓밟으며 이용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영화에는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정만식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다.

또 영화 <걷기왕>은 캐릭터의 특성을 극대화해 제목으로 사용했다. <걷기왕>은 무조건 ‘빨리’, 무조건 ‘열심히’를 강요하는 세상,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는 선천적 멀미 증후군 여고생 ‘만복’이 자신의 삶에 울린 ‘경보’를 통해 고군분투하며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영화는 선천적 멀미증후군 때문에 세상의 모든 탈 것들과 멀리하게 된 소녀가 우연히 접하게 된 ‘경보’라는 운동을 시작하며 난생 처음 생긴 자신의 꿈을 향해 달리는 모습을 유쾌하게 그려냈다. 영화에는 ‘흥행퀸’ 심은경을 비롯하여 박주희, 김새벽, 김광규, 김정영 등 개성파 배우들이 출연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렇게 <혼숨><아수라><걷기왕> 등 영화 소재와 배경, 캐릭터에서 비롯된 독특한 제목의 영화들이 올 가을 극장가를 뒤흔들 흥행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서 처음 시작되어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성행한 저주의 놀이 ‘혼숨’ 괴담을 소재로 하며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는 영화 <혼숨>은 오는 10월 27일 개봉한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