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찼더라면… 탐욕의 라멜라, 기어이 빼앗아 PK 실축

입력 2016-10-03 09:41 수정 2016-10-03 10:46
사진=AP뉴시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에릭 라멜라(24·아르헨티나)가 페널티킥을 실축했다. 누가 찰 것인지를 놓고 손흥민(24)과 다소 언짢은 언쟁까지 벌이고 기어이 잡은 기회를 날렸다. 손흥민의 올 시즌 6호 골은 그렇게 날아갔다.

 토트넘은 3일 영국 런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끝난 2016-2017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홈경기에서 맨체스터시티(맨시티)를 2대 0으로 격파했다.

 문제의 상황은 토트넘이 2-0으로 앞선 후반 20분쯤 벌어졌다. 토트넘 미드필더 델레 알리(20)는 맨시티 페널티박스를 파고드는 과정에서 반칙을 당해 페널티킥을 얻었다. 원톱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해 전반 36분 알리의 추가골을 어시스트한 손흥민의 킥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하지만 라멜라가 욕심을 부렸다. 라멜라는 자신이 차겠다고 공을 잡고 놓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과 언쟁을 벌이는 모습이 중계방송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손흥민은 양보했다. 어쨌든 팀의 승리가 우선이었다.

 라멜라는 왼발로 낮게 깔아 슛을 때렸다. 하지만 이 공은 맨시티 베테랑 골키퍼 클라우디오 브라보(33·칠레)에게 가로막혔다. 토트넘이 달아날 기회도, 손흥민의 시즌 6호 골도 그렇게 날아갔다.

사진=AP뉴시스

 손흥민은 지금까지 5득점 2도움을 기록 중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4득점 2도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1득점을 각각 작성했다. 프리미어리그 전체 득점 순위 공동 5위에 있다. 팀 내 최다 득점자다.

 프리미어리그 득점 1위는 6골을 넣은 첼시의 디에고 코스타(28·스페인)다. 손흥민은 순위만 공동 5위일 뿐 2골 차이로 추격하고 있다. 라멜라가 놓친 페널티킥을 손흥민이 넣었으면 공동 2위 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44·아르헨티나) 감독은 라멜라의 실축에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사기 저하를 우려해 라멜라를 나무라지 않았다. 그는 영국 공영방송 BBC와 가진 인터뷰에서 “어느 팀에서나 벌어지는 일이다. 누구든 페널티킥을 실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토트넘은 맨시티를 잡고 2위를 굳건하게 지켰다. 앞서 6전 전승을 질주했던 맨시티(6승1패·승점 18)는 토트넘에 발목을 잡혀 승점 추가에 실패했다. 토트넘은 5승2무(승점 17)로 맨시티를 승점 1점 차이로 추격했다. 프리미어리그 20개 팀 중 유일하게 패배가 없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