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인과 주민) 여러분들이 희망과 삶을 찾도록 길을 열어 놓을 것입니다”
“언제든 대한민국의 자유로운 터전으로 오시기를 바랍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탈북 권유 발언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인터넷에선 국가 원수로서 위험한 발언이라는 비판과 정의롭고 용감한 발언이라는 옹호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일 오전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제68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축사를 통해 북한 정권의 인권 탄압을 거론하며 ‘대한민국으로 오라’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 정권은 끊임없는 공포정치와 인권 유린으로 북한 주민들의 삶을 절망으로 몰아넣고 있다”면서 “굶주림과 폭압을 견디다 못한 주민들의 탈북이 급증하고 있고 엘리트층마저 연이어 탈북을 하고 있으며 북한 군인들의 탈영과 약탈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북한 정권의 도발과 반인륜적인 통치가 종식될 수 있도록 북한 주민들에게 진실을 알리겠다”며 “모든 인간의 존엄을 존중받고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부연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야당 의원들은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일 국회 정론관에서 “박 대통령이 화가 많이 나신 모양이지만 그렇게 한다고 한반도의 모순이 해결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 대통령의 기념사를 현장에서 들으면서 섬뜩했다”며 “국가원수라면 외교적 수사의 기념사였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직접적 공격적 기념사가 타당할까?”라고 반문하며 “김정은 위원장을 압박하는 게 아니라 선전포고 아닐까”라고 지적했다. “강한 메시지보다 수해 지역에 쌀을 보내겠다는 기념사가 북한과 세계를 감동시켰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네티즌 사이에선 찬반 논쟁이 가열됐다. 북한의 도발에 강경 대응한 박 대통령의 용기가 대단하다는 칭찬과 국가원수로서 탈북을 권유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 의견이 엇갈렸다.
아울러 “대한민국도 더 이상 자유국가가 아니다” “젊은이들이 못살겠다고 이민 가는 나란데…” “국민들 걱정 먼저 해줬음 좋겠다” “암담한 대한민국에 오라는 건가?” “탈북민에 대한 배려나 정책은 없으면서 무조건 오라는 건 무책임한 발언” 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