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82%,힐러리 지지...트럼프 3% 불과”

입력 2016-10-02 12:50

갤럽 인터내셔널(Gallup International Association)이 2016년 8~9월 세계 45개국 성인 44,194명에게 만약 미국 대통령 선거에 투표한다면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 중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지 물은 결과 대부분의 국가에서 클린턴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핀란드, 포르투갈, 한국, 스웨덴, 콜롬비아는 응답자의 80% 이상이 클린턴을 선택했다.

 도널드 트럼프는 중국에서 44%로 수치상 가장 높은 지지를 기록했으나 53%의 클린턴에 뒤졌고, 러시아에서만 유일하게 트럼프(33%)가 클린턴(10%)을 앞섰다. 러시아인은 57%가 이 질문에 의견을 유보했다.

 우리나라는 2016년 8월 16~18일 전국 성인 1,007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 투표한다고 가정할 때 한국인의 82%가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했고 도널드 트럼프는 3%에 불과했으며, 15%는 누구도 선택하지 않았다. 성, 연령, 지역, 이념 성향 등 모든 응답자 특성별로 클린턴 지지가 70%를 넘었다.

 당사국인 미국을 제외한 각 나라 국민에게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자국의 경제, 무역, 안보에 미치는 영향 정도를 물은 결과, 44개국 중 36개국에서 '영향력 있다'는 응답이 50%를 넘었다. 특히 한국은 '영향력이 많이 있다' 68%, '약간 있다' 23% 등 91%가 '영향력 있다'고 답해 이번 조사에 참여한 44개국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다음으로 미 대선이 자국에 미치는 영향력을 높게 본 나라는 브라질·중국(82%), 캐나다·이탈리아·포르투갈(80%), 독일(78%), 이라크(76%), 파키스탄(75%), 아프가니스탄(74%) 등 주로 안보나 외교 측면에서 비교적 강한 우방 또는 적대 관계에 있는 나라들이었다.

 반면 미 대선이 자국에 '(별로+전혀) 영향력 없다'는 응답은 멕시코(73%), 파라과이(66%), 불가리아(64%), 슬로베니아(52%)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전 세계 경제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새로 선출될 미국 대통령이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점에 대해 물은 결과, 44개국 중 38개국에서 신임 미 대통령이 미국의 경제적 이익보다 세계인의 이익을 우선하거나 양자를 동등하게 고려하길 바랐다.

 그러나 미국인 61%는 신임 미 대통령의 우선 고려 사항으로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꼽았고 6%만이 '세계인의 이익'을 답했으며 28%는 '동등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이집트, 라트비아, 아제르바이잔 등에서도 '미국 이익 우선' 응답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한국인은 47%가 신임 미 대통령이 '미국과 세계인의 이익을 동등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봤고 '미국 이익 우선'과 '세계인 이익 우선' 응답은 각각 24%, 22%로 비슷했으며 7%는 의견을 유보했다.

 미국 대통령은 IS 등 테러와의 전쟁에 미국 자원을 투입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우리 국민 47%는 미국 대통령이 테러와의 전쟁이 투입하는 자원을 '현재보다 늘려야 한다', 29%는 '현재 정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현재보다 줄여야 한다'는 8%에 그쳤다. 18%는 의견을 유보했다.

 지난 8년간 오바마 대통령 재임 중 미국의 국제적 위상 변화에 대해 물은 결과 한국인의 37%는 '더 강화됐다', 12%는 '약화됐다', 38%는 '변화 없다'고 봤으며 13%는 의견을 유보했다.

 만약 힐러리 클린턴이 미국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오바마 대비 국정 운영 전망에 대해 물은 결과 한국인의 22%는 '더 잘할 것', 51%는 '비슷할 것'이라고 답해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11%는 '잘못할 것', 16%는 의견을 유보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 70%가 '오바마보다 국정 운영을 잘못할 것'이라고 내다봤고 4%는 '더 잘할 것', 10%는 '비슷할 것', 16%는 의견을 유보했다.

 세계조사는 14개국 면접조사, 9개국 전화조사, 20개국 온라인조사, 2개국 혼합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국 조사의 경우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3.1%포인트(95% 신뢰수준), 응답률은 19%(총 통화 5,397명 중 1,007명 응답 완료)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