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영향으로 예약 팀 수가 확실히 줄었습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 첫 주말인 지난 1일 오후 2시께 경기 용인시 A골프장.
평소 주말이었으면 게임을 마치거나 순서를 기다리는 골퍼들로 북적였을 로비는 이용객 대여섯 명뿐이었다.
예약 팀이 꽉 차 빈 홀 없이 운영됐던 필드도 골퍼가 전혀 없는 홀이 보일 정도로 한적했다.
회원제인 이 골프장은 주말이면 회원 예약으로 가득 차 비회원 예약은 받을 수조차 없었다.
이 골프장은 예약 취소 등으로 생긴 빈 홀을 메우기 위해 김영란법 시행 첫날인 지난달 28일부터 비회원 예약을 받는등 대책도 내놨다.
하지만 김영란법의 영향인지 비회원 예약마저도 거의 없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반면 이 골프장이 운영하는 골프연습장 134석은 홀로 운동에 나선 골퍼들로 북적였다.
18홀 기준 주말 이용요금이 8만5000원인 골프장보다 싸고 혼자 즐길 수 있는 골프연습장에 사람이 몰린 것이다.
이용객 서모(45)씨는 "업무 관계자들과 필드에서 골프를 치곤 했지만 김영란법 시행 후 문제가 될 수 있어 가격이 저렴한 연습장에서 혼자 연습하는 중"이라며 "타인과 골프를 즐기는 것이 자칫 접대로 여겨질 수 있어 한동안 골프연습장만 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골프장 관계자는 "필드 이용객은 이전과 비교하면 확실히 줄었으나 연습장 이용객은 평소보다 조금 늘거나 비슷한 수준"이라며 "회원제 골프장에서 비회원 예약은 극히 드문 일이지만 앞으로 발생할지 모르는 예약 미달 사태를 고려하면 비회원 예약을 적극 활용해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B골프장도 사정은 비슷했다.
주말 하루 평균 180팀 예약을 받았던 이 골프장은 이날 절반 수준인 100여 팀 예약에 그쳤다.
그나마 3일 연휴 가운데 2일과 3일은 예약팀이 거의 없어 모든 시설을 놀려야 할 상황이다.
B골프장 관계자는 "우리 골프장이나 다른 골프장이나 이미지를 생각해 손님이 줄었다는 하소연은 하지 않고 있지만 예약팀이 준 것은 분명하다"며 "김영란법에 대비해 골프장 운영에 대한 회의를 했지만 뾰족한 수는 나오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뉴시스
이명희 온라인뉴스부장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