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과거 성추문을 거론하며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를 향한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돼지’ ‘가정부’ 등 미스 유니버스 성차별 논란이 불거지자 분위기 전환을 위해 성추문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30일 뉴욕타임스(NYT) 전화 인터뷰에서 “힐러리 클린턴은 정치 역사상 유일무이한 여성 학대자(abuser)와 결혼했다”며 “힐러리 역시 조력자다. 빌 클린턴이 학대한 여성들을 공격했다”고 말했다. 이어 “클린턴 부부에게 이(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추문)는 심각한 문제라고 본다”며 “가까운 미래에 여기에 관해 더 얘기하려고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그(클린턴 전 대통령)가 탄핵소추됐을 때 이 나라는 전적인 혼돈에 빠졌다”며 “르윈스키와 짜고 거짓말을 했고 막대한 벌금을 물었다”고 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98년 백악관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성추문에 대한 위증 혐의로 탄핵소추됐다. 탄핵안은 상원에서 부결됐다. 클린턴은 이 과정에서 보수 세력의 음모론을 제기하며 남편을 방어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두 번의 이혼 경험 때문에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추문을 거론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2005년 세 번째 아내 멜라니아와 결혼해 살고 있다. 전 부인을 두고 바람을 핀 적이 없느냐는 질문에 트럼프는 “아니다. 난 여기에 대해 절대 얘기하지 않는다. 절대로 문제가 된 적 없다”고 얼버무렸다.
첫 번째 부인 이바나와 결혼 생활 중 두 번째 부인이 된 말라 메이플스와 바람을 폈다는 의혹에 관해서는 “여기에 대해 말하지 않겠다. 당시 나는 미국 대통령이 아니였다”고 일축했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