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웅 “독립투사에서 김구 선생으로 승격했네요”

입력 2016-10-01 00:01

‘암살’에서 독립운동을 펼친 배우 조진웅(40)이 ‘대장 김창수’에서 독립군의 영웅 김구 선생으로 거듭난다. 조진웅은 영화 ‘대장 김창수’(감독 이원태) 출연을 확정했다고 조진웅의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는 30일 밝혔다. 배역이긴 하지만 독립투사에서 김구 선생으로 승격했으니 조진웅도 감개가 무량한 것 같다.
 이번 작품은 일본인을 살해한 죄로 투옥된 김창수가 훗날 독립군의 영웅 백범 김구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조진웅은 주인공 김창수를 맡는다. 앞서 송승헌이 김창수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인천 감옥소장 강형식을 맡아 필모그래피 최초로 악역에 도전한다.

또 김창수의 조력자 마상구 역은 최근 ‘아수라’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정만식이 맡기로 했다. 연출은 ‘조선마술사’ 대본을 쓴 이원태 감독이 맡는다. 영화는 캐스팅을 마무리하고 올해 안에 본격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조진웅은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에서는 일본을 사랑하는 인물로 나오지만 일제강점기 시절의 독립운동가들에게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캐스팅도 그래서 이뤄졌다. 그는 "역사적인 인물, 존경하는 인물 김구 선생님을 맡게 돼서 책임감이 무겁다"고 소감을 전했다.
 앞서 조진웅은 1000만을 돌파한 ‘암살’에서 신흥무관학교 출신 추상옥 역을 맡았다. 그는 신흥무관학교기념사업회의 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했다. 신흥무관학교기념사업회(상임대표 윤경로)는 조진웅씨가 ‘암살’에서 혼신의 연기를 통해 독립투사들의 숭고한 정신과 치열한 삶을 널리 알린 공로를 높이 평가했다.
신흥무관학교기념사업회는 신흥무관학교 관련 독립운동가 후손들과 독립운동 전공 연구자들 그리고 역사에 관심이 높은 시민들 중심으로 2011년 설립됐다. 신흥무관학교는 일제강점기 최대의 항일무장투쟁기지로서 3500여명의 독립투사를 배출했다.
이회영, 이상룡, 이동녕, 김동삼, 김대락 등 항일애국지사들이 경술국치를 당한 지 1년도 안 된 1911년 6월 10일 중국 서간도 유하현 삼원포 추가가 마을의 허름한 옥수수 창고에서 신흥강습소로 시작했다.
신흥무관학교는 갖은 역경을 뚫고 10여 년에 걸쳐 수많은 애국지사들을 길러내면서 항일운동에 큰 영향을 끼쳤다. 신흥무관학교가 배출한 인재들은 청산리대첩을 비롯한 독립전쟁에서 기간요원으로 참전해 공을 세웠고 대한민국임시정부를 비롯해 조선혁명군·의열단·한국독립군·고려혁명군·한국광복군 등 독립전선 각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이 역할에서도 조진웅은 최선을 다했다. 결국에는 총에 맞아 죽고 말지만 의연하게 최후를 맞이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를 통해 당시 우리 민족이 처했던 슬픈 현실과 그런 가운데서도 나라에 대한 애국심을 잃지 않는 열사와 지사의 캐릭터를 선사했다. 조진웅다운 결기와 용기가 마침내 백범의 역할까지 맡게 된 원동력이 됐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