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수뇌부는 테임즈 음주사실을 5일 동안 숨겼다

입력 2016-09-30 00:01
에릭 테임즈. 사진=NC다이노스 구단 제공

NC의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가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하지만 테임즈는 출전을 계속했고, 29일 3안타 3타점의 맹활약으로 사실상 삼성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힘들게 만들었다.

“휴식 차원” NC의 잘못된 발표

구단은 일차적으로 명백히 잘못된 발표를 했다. 테임즈는 29일 삼성과의 더블헤더 2차전 1회말 1사 2, 3루 찬스에서 갑자기 빠졌다. MVP를 바라보는 팀의 주포가 갑자기 빠진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갔다. 때문에 여러 기자들이 상황을 궁금해할 수밖에 없었다. 1회초 수비에도 문제가 없었다. 직후 구단 측은 언론에 “부상이 아니라 휴식 차원”이라는 답변을 했다.

테임즈의 더블헤더 2차전 교체는 음주운전 적발사실 때문이다. 최초의 대언론 발언이 휴식때문이었다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발표다. 이에 대해 NC 측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실무진에서는 테임즈의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24일 음주운전 적발되고도 29일 경기 출장?

테임즈는 지난 24일 밤 11시쯤 어머니와 저녁 식사를 하다 칵테일 2잔을 마셨다. 이어 귀가하던 길에 음주 측정에 걸려 면허 정지 수준인 알코올 농도 0.056%가 나왔다. 

음주운전의 영향이었을까? 테임즈는 25일 롯데전에 출전하지 않았다. 모창민이 1루수로 대신 출전해 2타수 1안타의 성적을 남겼다. 테임즈는 27일 삼성전에도 출전하지 않았다.

하지만 불현듯 테임즈는 29일 더블헤더 경기 1차전에 나타났다. 오랜만에 출전한 테임즈의 방망이는 불을 뿜었다. 4타수 3안타 3타점의 맹활약으로 플레이오프 진출 가닥의 희망을 이어오던 삼성의 코를 납작 눌러놓았다. 삼성으로서는 억울할 만한 상황이다.

NC 수뇌부는 테임즈의 음주 사실을 24일 바로 인지했다.

NC 측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24일 테임즈가 파출소로 최초 적발됐을 때 바로 구단에 알렸다”고 밝혔다. 즉 NC 수뇌부는 24일부터 테임즈의 음주 사실을 알고 있었다.

테임즈가 29일 더블헤더 1차전에 출전한 것을 놓고 구단 측은 “김경문 감독에게 29일 더블헤더가 끝나서 통보했기 때문”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김경문 감독이 알고 있었을 수도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는 “김경문 감독에게 직접 묻지는 않았지만 몰랐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혹 테임즈가 감독에게 이 사실을 알리진 않았을까? 테임즈는 25일 마산 중부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왜 하필 25일, 27일 경기는 출장하지 않았는가?

구단 측은 “테임즈가 25일과 27일 경기에 나서지 않은 건 음주운전과는 별개로 감독의 결정 사안”이라고 밝혔다. 공식적으로 김경문 감독은 테임즈의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더블헤더 1차전이 끝난 뒤 구단으로부터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의 논리대로라면 테임즈는 25일 27일은 음주운전과는 별개로 감독의 결정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고 29일 이 사실을 몰랐던 감독이 더블헤더 1차전에 테임즈를 출전시켰다는 얘기가 된다.

NC 배석현 단장은 “구단이 자체적으로 테임즈의 징계를 고민했다”며 “감독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구단의 결정이 난 뒤 알리는 게 좋겠다고 판단을 했다”고 밝혔다. 이 진술들을 모두 참이라 가정한다면 “음주운전 사실을 알고도 출전시켰다”는 비난에서 김경문 감독은 자유로워진다. 하지만 구단 수뇌부는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 NC는 테임즈의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알고도 29일 그를 출전시켰다. 또 5일 동안이나 김경문 감독에게 이를 알리지 않은 책임을 피하기도 어렵다.

삼성의 플레이오프 진출 호흡기 때어버린 테임즈…

테임즈의 3타점 맹활약에 더블헤더 1차전을 패한 삼성은 억울하게 됐다. 더블헤더 2차전까지 지는 바람에 플레이오프 진출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팬들의 항의가 거셀 것은 당연하다.

NC 측은 “삼성팬들께서 안타깝게 생각하실 수 있으시겠지만 삼성이 아니라 어떤 팀이었어도 29일은 테임즈가 출전했을 것”이라며 “최근 타격 컨디션이 안 좋아 등판 간격이 불일정했고, 음주운전 여부를 몰랐던 감독이 출전시켰기 때문에 삼성에 대한 타깃 등판은 아니다”고 말했다. 

NC는 왜 명백히 드러날 테임즈의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바로 밝히지 않았을까? 음주 측정기에 찍힌 숫자는 법원이나 경찰의 판단이 필요한 사안도 아니다. 명백한 불법이다. NC는 이런 명백한 불법도 숨길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일까? 테임즈의 상벌위원회는 30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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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