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고] 조명은 꼭 밝아야만 할까?
숙명여대 홍보광고학과 1학년 서지애
로리타는 ‘나이 든 남자들에게 성적 매력이 있는 조숙한 소녀’라는 사전적 정의를 가지고 있다. 그런 로리타를 동경하는 것을 '로리타 신드롬' 혹은 '로리타 콤플렉스'라고 한다. 가수 아이유의 미니앨범 ‘CHAT-SHIRE’의 앨범 표지와 자켓 사진, 그리고 수록곡 ‘제제’의 논란을 시작으로 ‘로리타 콤플렉스’는 이슈가 되었고, fx 전 멤버 설리의 인스타그램과 사진작가 ‘로타’의 사진들이 논란이 되며 이를 주제로 한 기사도 넘쳐나고 있는 실정이다.
더이상 '로리타'에 대한 관심은 개성을 근거로 존중과 비판을 낳지 않는다. ‘로리타’에 대한 사회와 언론의 지나친 관심과 주목은 대중들로 하여금 수많은 억지 추측만을 만들게 했다. 한가지 예시가 바로 ‘손바닥 로리’이다. 나는 대학생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을 이용하고 있다. 만담이 이루어지는 게시판에서 한 번은 ‘로리타’라는 주제가 이슈가 되어 토론이 벌어졌다. 손바닥을 펴 인사를 건네는 연예인의 손바닥이 붉은색을 띄고 있으니 ‘로리타 콤플렉스’로 추측할 수 있는 것이냐는 글이었다.
‘손바닥 로리’는 어린아이들의 손바닥이 분홍빛 혹은 붉은빛을 띄고 있다는 점에서 ‘로리타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어린아이들의 손바닥처럼 보이기 위하여 손바닥에도 화장을 한다는 것이다. 손바닥의 색은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다. 혈액순환이 잘 되고 있다면 붉은빛을 띌 것이고, 혈액순환이 잘 되고 있지 않다면 손바닥은 어린시절 손바닥에 전기를 통하게 하는 놀이를 할 때처럼 창백한 하얀색을 띄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손바닥 로리’설을 근거로 한다면, ‘로리타 콤플렉스’가 아닌 어른들은 항상 혈액순환에 문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상적인 혈액순환의 상징인 붉은빛의 손바닥을 ‘로리타 콤플렉스’의 상징으로 보는 것이 상식적으로 가능한지 의문이 든다. ‘로리타 콤플렉스’가 낳은 억지주장들은 과거 ‘가족오락관’의 ‘고요 속의 외침’이 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원래의 문제가 그것을 전달하는 ‘수도 없이 많은 발송자’로 인해 생각하지도 못한 또 다른, 원래의 문제보다 더 큰 문제를 발생시켜버렸다. 막상 수신자들은 그 문제를 잘 알지도, 관심이 없었을지도 몰랐는데 말이다. 조명은 필요한 부분에 적당한 세기로 비춰야 한다. 불필요한 부분에, 그리고 세게 비추게 되면 비춰진 부분은 그 조명으로 인해 의도하지 않은 부분까지도 색을 바래버리게 된다. 어쩌면 ‘손바닥 로리’는 언론의 과도한 조명으로 인해 바래진 누런 종이 같은 것이 아닐까.
입장 : 계속 언론의 조명을 받는 로리 컨셉으로 인해 만능 로리설이 등장하는 것이 문제이다. 언론의 적절한 무관심만이 ‘로리타’에 대한 과도한 조명을 꺼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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