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 없는 재벌 집값. 건물분 가격이 마이너스"

입력 2016-09-29 13:42


대한민국에서는 최고급 주택의 건물분 가격이 ‘마이너스’를 달리고 있다.

 주택공시가격이 77억7천만원인 한남동 소재 단독주택은 토지공시가격이 103억8천만원이다. 토지가격이 토지와 건물을 합한 주택가격보다 26억원이나 높다. 다시 말해 건물가격이 마이너스 26억원인 꼴이다. 주택가격은 토지와 건물을 합친 금액이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한남동 소재 단독주택은 공시가격이 103억원인데 토지가격은 119억원이다. 건물가격이 마이너스 16억원라는 것이다.
 정동영 의원이 29일 입수한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단독주택 가격 상위 50채 중 42채는 건물가격이 ‘마이너스’이거나 3.3㎡당 가격이 서민용 아파트보다 싼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싼 주택은 용산구 이태원동의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주택으로 공시가격이 177억원이다. 하지만 이 주택의 토지가격은 160억원이므로 건물가격은 3.3㎡당 160만원에 지나지 않는다. 이 주택 건축비는 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 번째로 비싼 이명희 신세계 회장 소유 한남동 주택의 경우 주택공시가격이 129억원인데 토지가격은 130억원이다. 집값보다 땅값이 1억원 더 비싸다. 
 
 다섯 번째로 비싼 이건희 회장 소유 장충동 주택 역시 사정이 비슷하다. 토지가격이 126억원인데 주택가격이 112억원이므로 건물가격은 마이너스 14억여원이 된다.

공시지가 및 공시가격은 재산세, 종부세, 양도세, 상속증여세 등 20가지 이상의 과세기준이 되는 정부 부동산 가격이 서로 어긋나며 제일 비싼 주택조차 건물값이 ‘0원’ 이하라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정동영 의원은 그동안 공시지가 및 공시가격이 시세를 반영 못 해서 부동산 부자와 재벌에게 막대한 과세특혜를 제공한다는 문제제기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으며, 이번 분석결과에서도 재확인 됐다며 부동산 통계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을 요구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