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볼빙 불법판매로 떼돈 번 현대카드…징계는 1년째 지지부진

입력 2016-09-29 09:45 수정 2016-09-29 13:42
출처: 금융감독원


지난해 현대카드의 리볼빙(회전결제제도) 불완전 판매가 적발된 뒤에도 금융당국이 1년 넘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현대카드는 같은 해 리볼빙으로 2035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거뒀다.

리볼빙은 신용카드 사용대금 중 일부만 갚고 나머지 결제금액은 다음으로 돌려 갚아 나갈 수 있는 제도다. 결제일에 사용금액 모두를 결제할 필요 없이 결제금액 중 최소비율 이상만 결제하면 잔여 카드이용대금의 결제가 연장된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당장 연체로 인한 신용등급 하락의 위험을 막아주지만 카드 빚을 감당할 수 없을만큼 불리는 주범이 되기도 한다.

29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2014년 ∼ 2015년 2년간 리볼빙으로 사상 최대치인 4067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카드사 리볼빙 수익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8개 카드사들이 지난해 리볼빙으로 1조126억원의 수익을 올린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중 현대카드의 수익은 업계 1위인 신한카드, 업계 2위인 삼성카드보다도 높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리볼빙으로 2035억원 수익을 올려 수익률 22.6%로, 신한카드 1672억원(21.7%), 삼성카드 1440억원(21.1%)을 월등히 앞섰다.

박 의원은 지난해 5월 금감원이 현대카드의 리볼빙 서비스 불완전판매를 적발한 지 1년이 넘도록 징계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지난 8월 8일부터 10일까지 현대카드에 대한 추가 현장검사를 실시하기도 했으나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금감원 측은 “2015년 5월 검사 이후 8개 카드사와 MOU를 맺는 시간이 있어서 현대카드 검사서 작성이 늦어졌다”며 “지난 7월말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었지만 심의위원들이 임직원 개입했는지 파악하길 요구해 재검사를 실시했다”고 해명했다. 금감원은 10월 중으로 결론을 내겠다고 답한 상태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