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국내 사고는 매국, 국외 사고는 애국?”

입력 2016-09-29 08:24

북한도 남한과 같이 근로자들의 노동시간이 8시간으로 규정되어 있짐만 규정된 노동시간을 정확히 지키지 않는다고 북한전문매체인 뉴포커스가 29일 보도했다. 특히 매일같이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가 잇따르고 있지만 북한 정권은 '노동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은 사고라며 일절 보상을 하지 않는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한 탈북자는 "북한은 규정된 시간에 출근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퇴근은 그렇지 않다. 북한은 직속간부의 승인 없이 퇴근을 결정하는 것을 '개인주의'로 간주해 비난과 손가락질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노동현장에 투입되는데, 노동자들은 언제 어디서 발생하지 모르는 위험 때문에 늘 불안해한다. 노동에서 제외되려고 인맥을 동원하기도 한다. 노동현장에서 인명피해를 가장 많이 당하는 사람들은 돈 없고, 인맥 없는 밑바닥 서민이다. 행여 사고를 당하면, 보상과 치료는 커녕 오히려 '문제대상'으로 삼는다"고 밝혔다.

 그는 "심지어 현장 직종에서 은퇴하기 위해 자해를 했다는 비난까지 받는다. 그 뿐 아니라 여러 번 사고를 당한 노동자는 상습적인 '노동 은퇴 기회주의자'로 낙인 찍혀 당조직 특별관리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탈북자는 "북한 정권은 러시아를 비롯해 중국, 베트남, 몽골, 쿠바 등 수 많은 해외 근로자들을 파견하고 있다"라며 "그중에 기술직에 근무를 하는 사람들보다 위험한 현장에서 근무를 하는 노동자가 태반이다. 북한 정권은 해외파견 노동자들에게 일어나는 사소한 사고라도 당 기관에 보고를 하라고 강조한다"라고 했다.

 이어 "또한 해외파견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철저한 세뇌교육과 함께 국가에 충성을 약속받는다"라며 "동시에 국가를 대표하는 '보배'들이라는 칭호로 그들을 기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자금은 바로 북한 정권의 소유가 된다. 인명 피해도 마찬가지다"라며 "북한 정권은 해외에 파견된 노동자들이 부상을 당하면 해당 국가로부터 즉시 사고 보상 혜택을 요구한다"라고 했다.

 이어 "그렇게 인명피해 사고 보상을 받아도 해당 보상금은 북한 정권에 헌납된다"라며 "당사자에게는 '근로 영웅'이라는 칭호가 전부다"고 설명했다.

 결국 북한 정권은 국내에서 사고를 당하는 것은 노동력 손실로 '매국'이라고 하는 반면, 해외에서 당하는 인명 피해는 외화를 획득하는 '애국'이라고 대놓고 말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고 이 매체는 평가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