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심중인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수사 경찰관 스스로 목숨 끊어

입력 2016-09-28 10:26
16년 전 전북 익산시에서 발생한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의 재심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당시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관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8일 0시50분쯤 전북 익산시 한 아파트에서 A경위(44)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A경위는 전날 밤 지인과 술을 마시고 귀가한 뒤 아내에게 “힘들다”는 말을 남긴 뒤 아내가 잠시 집을 비운 사이 목숨을 끊었다.

 A경위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임시저장 공간에 “먼저 가서 미안하다. 아이들을 잘 부탁 한다”는 글을 남겼다.

 A경위는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의 수사 팀원으로 지난달 광주고법에서 열린 재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었다. 이후 A경위는 가족과 지인들에게 “많이 힘들다. 죽고 싶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은 2000년 8월 익산의 한 교차로에서 택시기사 유모(당시 42세)씨가 흉기에 수차례 찔려 숨진 사건이다. 경찰은 당시 최초 목격자였던 최모(32·당시 16세)씨를 범인으로 붙잡았다.
 
 최씨는 항소심에서 징역 10년형이 확정돼 2010년 만기 출소했다. 이후 최씨는 2013년 재심을 청구했다. 

 법원은 당시 경찰의 강압과 구타·증거 부실 등 수사 과정의 문제점이 발견되고 새로운 증거가 확보된 점 등을 들어 재심을 결정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