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재산 증식을 위해 금융당국이 적극 추진한 은행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서 빠져나간 금액이 1000억원을 넘겼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28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ISA 가입자 및 투자금액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7월 말까지 은행 ISA 계좌 해지로 반환된 투자금이 1017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건수로 따져 약 7만5000건이다.
ISA는 올해 금융위원회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정책이다. 임종룡 위원장이 당시 직접 영업점을 방문해 가입하는 등 홍보에 심혈을 기울인 바 있다. 그러나 출시 뒤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과 더불어 불완전판매와 부정확한 수익률 공시 등으로 문제가 제기됐다.
해지 고객을 반영하지 않은 은행 ISA 누적 가입 고객은 222만6000명, 가입금액은 1조9천743억원이었다. 가입금액의 5% 이상이 빠져나간 셈이다. 추세를 봐도 월별 신규 가입금액은 7월 들어 기존 4000억원대에서 1000억원대로 주는 등 확연히 꺾였다. 반면 해지 금액은 매달 두 배씩 증가해 7월 418억원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늘었다.
박 의원은 은행 일임형 ISA 수익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을 이유로 지적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출시 3개월이 지난 국민·기업·신한·우리은행 등 4개 은행의 일임형 ISA 총 34개 상품 중 12개 상품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이 나왔다.
국민은행은 10개 MP 중 고위험 2개, 중위험 2개 등 4개 MP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이 났으며 신한은행이 7개 중 4개, 기업은행은 7개 중 3개, 우리은행은 10개 중 1개의 MP에서 손실이 발생했다. 특히 국민과 신한, 기업은행은 수익률이 1%를 넘긴 MP가 하나도 없었다. 박 의원은 “ISA의 사례만 봐도 성과는 임 위원장이 챙기고 책임은 은행들에게 떠넘기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