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상화 3당 합의 있었다” 박지원에 국회의장·더민주 ‘펄쩍’

입력 2016-09-28 09:25 수정 2016-09-28 09:31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그는 "국회 정상화를 위한 3당간 합의가 있었는데 의장이 거절했다"고 밝혔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뉴시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국회 정상화를 위한 여야 3당간 합의가 있었지만 정세균 국회의장이 이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 의장과 더불어민주당은 사실무근이라며 강력히 성토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2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전날 국정감사 파행을 막기 위해 주도적으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를 만났다”며 “(정진석 우상호) 두 원내대표는 얼굴을 맞대기 싫어했지만 내가 오며가며 만나 의견 일치를 봤다. 하지만 정 의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구체적인 합의 내용을 밝히진 않았다. 다만 국민의당에 따르면 오해를 일으킨 ‘맨입’ 발언의 맥락을 설명하고 앞으로 차수 변경 등 의사일정 과정에서 여야와 충분히 협의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인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국회의장(오른쪽)이 27일 서울 명지대학교 특강에 앞서 유병진 총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의장실은 펄쩍 뛰었다. 의장실 관계자는 “3당 원내대표가 합의한 것도 없고, 박 비대위원장이 의장과 전화도 한적이 없다”며 “도대체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의장을 압박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민주도 합의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더민주 우 원내대표는 국민일보와 만나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단식을 계속하는 등 강경 자세로 일관하는 데 우리가 어떤 합의를 하겠느냐”며 “박 비대위원장은 이 대표의 단식은 놔두고 (의장의) 유감표명을 받아보자는 것이었는데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의장의 유감표명은 내가 받고말고 할 것도 아니고 의장이 결정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앞선 2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회의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뉴시스

 즉 박 비대위원장은 새누리당 이 대표를 ‘고립’시키고 의장의 유감표명 선에서 봉합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명시적 3당 합의 등 명분도 없이 더민주를 압박해 의장의 유감표명을 이끌어내려 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번 국회 파행을 두고 “더민주가 의장의 국감 연기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아 사태가 커졌다”고 여러차례 비판해왔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3당 합의는) 더민주 우 원내대표가 정 의장과 합의를 하기로 했는데 아직까지 정리 안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을 바꿨다. 이어 “제가 정 의장에게 전화해보겠다”고 말했다.

강준구 권지혜 문동성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