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국회 정상화를 위한 여야 3당간 합의가 있었지만 정세균 국회의장이 이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 의장과 더불어민주당은 사실무근이라며 강력히 성토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2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전날 국정감사 파행을 막기 위해 주도적으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를 만났다”며 “(정진석 우상호) 두 원내대표는 얼굴을 맞대기 싫어했지만 내가 오며가며 만나 의견 일치를 봤다. 하지만 정 의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구체적인 합의 내용을 밝히진 않았다. 다만 국민의당에 따르면 오해를 일으킨 ‘맨입’ 발언의 맥락을 설명하고 앞으로 차수 변경 등 의사일정 과정에서 여야와 충분히 협의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인 것으로 보인다.
의장실은 펄쩍 뛰었다. 의장실 관계자는 “3당 원내대표가 합의한 것도 없고, 박 비대위원장이 의장과 전화도 한적이 없다”며 “도대체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의장을 압박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민주도 합의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더민주 우 원내대표는 국민일보와 만나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단식을 계속하는 등 강경 자세로 일관하는 데 우리가 어떤 합의를 하겠느냐”며 “박 비대위원장은 이 대표의 단식은 놔두고 (의장의) 유감표명을 받아보자는 것이었는데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의장의 유감표명은 내가 받고말고 할 것도 아니고 의장이 결정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즉 박 비대위원장은 새누리당 이 대표를 ‘고립’시키고 의장의 유감표명 선에서 봉합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명시적 3당 합의 등 명분도 없이 더민주를 압박해 의장의 유감표명을 이끌어내려 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번 국회 파행을 두고 “더민주가 의장의 국감 연기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아 사태가 커졌다”고 여러차례 비판해왔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3당 합의는) 더민주 우 원내대표가 정 의장과 합의를 하기로 했는데 아직까지 정리 안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을 바꿨다. 이어 “제가 정 의장에게 전화해보겠다”고 말했다.
강준구 권지혜 문동성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