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사 규명될까… 7년 만에 발굴된 스리랑카 언론인의 유해

입력 2016-09-27 21:27 수정 2016-09-28 08:22
마힌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사진) 집권기에 발생한 언론인 의문사를 수사 중인 스리랑카 정부가 27일(현지시간) 한 언론인의 유해를 발굴했다. 숨진 지 7년 만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라잔타 비크레마퉁게는 영문 주간지 선데이리더의 편집인으로 재직하던 2009년 1월 출근을 하다 살해됐다. 비크레마퉁게는 라자팍사 정권의 부패와 내전 당시 타밀반군에게 자행한 인권침해를 날카롭게 비판한 탐사 언론인이다.

비크레마퉁게 사건을 재수사하는 경찰은 부검 보고서와 의료진 진술이 다른 것을 확인하고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유해를 발굴했다. 사망 당시 부검의는 사인이 총상이라고 밝혔으나 상처가 총탄에 의한 게 아니라는 집도의의 진술이 뒤늦게 확인된 것이다.

2005년 대통령에 오른 라자팍사는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북부 타밀반군과의 아시아 최장기 내전을 27년 만에 끝내면서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이후 개발독재의 길을 걸으며 정권을 비판하는 수많은 언론인을 살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권이 자신을 죽일 것이라는 비크레마퉁게의 칼럼이 그의 사후에 공개되기도 했다.

지난해 1월 대선에서 라자팍사를 꺾고 당선된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대통령은 언론인 의문사 등 전 정권에서 일어난 각종 의혹을 다시 조사하고 있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