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우 국방위원장 與 지도부 만류에도 “국방위 국감 열겠다”…소신과 돌출행동 사이 당내 비난도

입력 2016-09-27 17:41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새누리당의 '국감 보이콧' 당론에 맞서 국감 출석의사를 밝힌 김영우(새누리당) 국회 국방위원장이 같은 당 의원들로부터 사실상 국방위원장실에서 감금 당했다가 상황이 마무리 된 뒤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뉴시스

국회 국방위원장인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이 27일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국정감사를 보이콧하기로 한 당론과 달리 국정감사를 주재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빚어졌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국회 국방위원장실을 찾아 3시간 가량 김 의원을 사실상 감금하면서 이날 국방위 국감은 결국 파행했다.
 김 의원은 이날 당 소속 국방위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정 의장 사퇴를 위해 분투하시는 모든 의원님께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면서도 “저는 의회민주주의 원칙에 따를 수밖에 없다”며 국정감사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핵 위협과 전날 해군 헬기 사고 등을 언급하며 “그저 제 양심과 소신이 시키는대로 행동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이 당 지도부의 만류에도 뜻을 꺾지 않자 김무성, 김성태, 경대수 등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방위원장실을 찾아 김 의원을 막고 설득하는 등 국감 출석을 사실상 저지했다. 김 의원은 국방위원들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제가 지금 국방위원장실에 갇혀있다”며 “이래선 안 된다. 이렇게 해서야 어떻게 의회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는 말을 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이 메시지를 접한 야당 관계자가 경찰에 신고해 경찰이 출동하는 해프닝도 빚어졌다.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새누리당의 '국감 보이콧' 당론에 맞서 국감 출석의사를 밝힌 김영우(새누리당) 국회 국방위원장이 같은 당 의원들로부터 사실상 국방위원장실에서 감금 당했다가 상황이 마무리 된 뒤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3시간 만에 풀려난 김 의원은 “참으로 비통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면서도 “앞으로 계속 (국감이) 열릴 것이라는 것이 제 소신”이라고 했다.
 이같은 김 의원의 행동에 대해 당내에서는 “진정성과 소신은 높게 사지만 당 대표가 단식투쟁을 하는 시국에 당론과 다른 돌출행동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높다. 서청원 의원은 “외국 정당도 종교와 양심의 자유에 관한 것은 개인에 위임하지만 당론은 따르게 돼 있다. 양심·종교와 달리 당론은 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박(비박근혜)계 중진 정병국 의원도 “각자 생각은 있을 수 있지만 일단 당론이 모아졌으면 당론대로 따르는 게 당인으로서 도리”라고 했다. ‘김 의원 감금 사태’로 야당의 대여(對與) 비난이 확산되면서 경색된 여야 국면을 풀기도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위원장인 김 의원의 불출석으로 이날 국방위 국감은 취소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 등 국방위 야당 간사들은 합참 등 7개기관에 대한 국감 일정을 여야 간사 간 협의를 통해 재조정키로 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