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와 폭력. 어울리지 않는, 아니 어울려서는 안되는 두 단어가 공존하고 있다. 요즘은 관련 뉴스들도 심심찮게 등장하고, 심한 경우에는 살인까지도 이어져 점점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그만큼 데이트 폭력은 생각보다 우리와 그리 먼 이야기가 아니다. 그런데 과연 신체적인 폭력만이 데이트 폭력일까?
[청년기고] 과하면 독하다, 향수 같은 사랑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2학년 최유림
“친구가 중요해, 내가 중요해?” “눈 화장 하지 말고, 짧은 치마도 입지 마” “어디서 뭐 하길래 5분이 넘도록 답장을 안해?” 우리가 흔히 이 사람이 상대방에게 ‘집착’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말들이다. 이러한 정신적 괴롭힘도 데이트 폭력의 범주에 포함된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사실이다. 주위를 둘러봐도 상대방이 자신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하는 단속쯤 이라고 가볍게 넘어가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하지만 사랑한다는 이유로 상대방이 나의 생활을 구속하고 통제하려 든다면, 그것이 데이트 폭력이라는 것을 분명히 인식해야한다. 이러한 행동들이 지속되면 그 정도가 심해지거나 신체적인 폭력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강도가 심해지면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점점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게 되고, 그것이 분쟁의 원인이 되면 감정이 격해져 신체적 폭력으로 까지 이어지는 상황이 발생 할 수도 있다. 따라서, 무심코 넘겼던 이러한 집착적인 행동들에 대해 보다 심각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향수는 적당히 뿌리면 은은한 향을 내지만, 과하게 뿌리게 되면 독하다. 사랑도 그러하다. 가장 사랑했던 사람이 가장 두려운 사람으로 변하는 것은 함께했던 행복한 시간들마저 불행하게 만들어버리는 악마의 저주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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