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공기관 임원 40%가 낙하산

입력 2016-09-27 14:22
금융공공기관 및 공공기관 지분보유 금융회사 27곳 임원 중 약 40%가 낙하산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은 금융공공기관 등의 현직 임원을 분석한 결과 임원 255명 중 97명이 관피아·정피아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자료=채이배 의원실

255명 중 17%에 해당하는 44명이 정부 관료 출신인 관피아(모피아)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피아는 53명으로 전체 임원의 21%에 해당했다. 연구원 출신은 낙하산 논란이 있었던 경우에 한해 정피아로 분류했다.

27개 금융기관 중 임원 대비 낙하산 인사 비중이 50% 이상인 기관은 9곳인 것으로 조사됐다. 9곳 중 5곳이 기업은행 및 기업은행 계열 금융기관이었다. 관피아 비중 순으로 상위 10위까지에 해당하는 11곳 중 4곳이 기업은행 및 기업은행 계열 금융기관이었다. 3곳은 예금보험공사와 예금보험공사가 지분을 갖고 있는 금융기관이다.

기업은행의 대표적인 낙하산 인사로는 새누리당 대선캠프 출신인 이수룡 감사, 한나라당 대표 특보 및 강원도 정무부지사를 지낸 조용 이사, 뉴라이트 싱크넷 성효용 이사 등이 꼽혔다. 기업은행 계열 금융기관에는 자유총연맹 중앙회 방형린 이사가 IBK캐피탈에 감사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새누리당 중앙당의 송석구 부대변인이 IBK저축은행의 사외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신용보증기금의 경우 임원 14명 중 9명이 낙하산인사였다. 특히 신용정보기금의 낙하산 인사 9명 중 7명이 정피아였다. 한나라당 출신의 김기석 전 한나라당 의원이 감사로, 이기동 전 충복도의회 의장이 사외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의 경우 예보와 예보가 출자한 금융기관의 관피아는 총 12명이었다. 곽범국 예보 사장을 포함하여 관피아 중 67%에 해당하는 8명이 기획재정부 출신이었다. 예금보험공사에는 국민통합 21, 부산사하갑 지구당 위원장 출신인 김영백, 대통령경호실 부이사관 이명선 등이 비상임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예보가 지분을 갖고 있는 금융기관 우리은행에는 새누리당 비례대표를 신청한 정수경·정한기 이사, 한나라당 부대변인 출신 홍일화, 새누리당 이승훈 청주 시장의 처 천혜숙 등이 사외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다른 금융 공공기관에서는 기술보증기금의 최성수 감사(새누리당 서병수 의원 후원회 회계책임자), 양희관 사외이사(한나라당 부산시 의원), 한국거래소 권영상 상임감사(한나라당 국회의원선거 경남선대본부장), 증권금융 조인근 감사(여의도연구소 선임연구원 및 대통령비서실 비서관), 코스콤의 최형규 사외이사(대통령실 부이사관 출신)가 정피아로 분류됐다.

채이배 의원은 27개 금융기관의 낙하산 임원 명단을 공개하며 “대통령이 직접 세월호 대국민 담화를 통해 ‘관피아는 우리 사회 전반에 수십 년간 쌓이고 지속되어 온 고질적인 병폐로 반드시 끊어내겠다’고 약속했는데도 여전히 관료 출신의 낙하산 인사는 지속되고 있다”며 “전문성도 없고 업무에 문외한인 정치권이나 관료 출신을 논공행상 식으로 투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