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패치' 운영자 20대女 구속…"도주·재범우려"

입력 2016-09-27 20:47

일반인의 신상 폭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강남패치' 계정 운영자가 결국 구속됐다. 각종 패치 운영자 가운데 첫 구속 사례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정모(24·여)씨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정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맡은 서울중앙지법은 "도망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수가 많고 재범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구속영장 신청 사유를 설명했다.

정씨는 지난 5월 초부터 6월 말까지 인스타그램 '강남패치' 계정을 개설해 100여명의 신상을 허위로 게시·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남패치는 불특정 다수의 제보를 받아 유흥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의 신상과 확인되지 않은 사생활 정보를 폭로한 계정이다.

정씨는 단역 배우나 쇼핑몰 모델 일을 하면서 확인되지 않은 이른바 '화류계 지라시'를 접한 뒤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범행했다.

정씨는 처음 개설한 강남패치 계정이 피해자들의 신고로 정지되자 30여 차례에 걸쳐 계정 이름을 바꿔가며 운영을 지속했다. '훼손될 명예가 있으면 날 고소하라'는 문구를 적어넣는가 하면 경찰 수사가 시작된 후에도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대담함도 보였다.

정씨에게 일반인 2~3명의 신상 정보를 제보하고 100여명의 신상을 허위 게시·유포하는 과정에 개입한 공범 A(24·여)씨 역시 지난 7일 불구속 입건됐다. 중국을 오가며 모델로 활동해 온 A씨는 2013년 초까지 케이블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패치 등장 이후 남성 사생활을 폭로하는 '한남패치'를 비롯해 '성병패치', '재기패치' 등 각종 패치 계정이 잇따라 생겨났고 경찰은 운영자들을 차례로 검거했다. 뉴시스 

이명희 온라인뉴스부장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