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설립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 부회장이 26일 최순실씨를 만난 적이 없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세종 정부청사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부를 대상으로 한 국회 국정감사에 일반 증인으로 출석한 자리에서 “안종범 최순실씨를 만난 적이 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의 질문에 “안 수석은 각종 회의에서 자주 만나지만 최순실씨는 만난 적이 없다”고 대답했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대통령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와 관련해 “최순실씨와 만나거나 전화 통화도 한 적이 없느냐. 위증하면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야당 의원들의 거듭된 질문에 “없다”고 재차 답했다.
미르재단은 지난해 19개 대기업에서 486억원을, K스포츠재단은 지난 1월 288억원을 출연받아 설립됐다. 전경련은 이 과정에서 박 대통령의 비선 실세가 관여해 기업 출연금 모금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또 “재단 설립과 관련해 최초 언제 누구에게 알게 됐느냐”는 질문에 “지난해 여름 경 알게 됐고, 누가 먼저 얘기한 것이 아니라 실무진 선에서도 하고 임원들도 여러 계층에서 논의한 것”이라고 답했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설립이 개인적 창조적 자발적 아이디어냐”는 질문에는 “아니다. 한류확산에 대해 기업들의 협조 분위기가 이뤄진 것”이라고 이 부회장은 답했다.
이사회를 거치지 않고 의사결정이 이뤄진 데 대해서는 “이사회 의사결정 구조에서 벗어나는 사업에 대해서는 이사회 개최를 안한다”고 말했다.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이 “여야정이 합의한 절실한 사안에 대해서는 일 원 한장 조성 안하고 실체도 애매한 두 재단에는 단숨에 기금이 모아진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타하자 이 부회장은 “나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짧게 답했다.
이날 미르재단이 농림축산식품부의 K-밀 사업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는지 여부도 도마에 올랐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르재단이 K-밀 사업에 참여할 때 창립된 지 6개월 밖에 안됐는데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업체도 아닌 신생법인이 어떤 근거로 업체에 선정됐느냐”며 “미르재단 관련 수 없이 많은 자료를 요청했는데 아무 자료도 안 왔다”고 질책했다.
이에 대해 이준원 농식품부 차관은 “(미르재단의 K-밀 사업 참여에 대해) 아직 사실 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며 “사실관계가 파악되는대로 자료를 조속히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K-밀 사업의 홍보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미르재단 인사가 관여한 점에 대해서는 “실무적 사업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서 하고 있다”고 답했다. (뉴시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