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은행 구조조정 기업, 10곳 중 4곳 정상화 실패

채권은행 주도로 구조조정에 들어간 기업 10곳 중 4곳 정도가 정상화에 실패한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이후부터 올해까지 14개 주채권은행이 대기업 82개, 중소기업 103개 등 총 184개 회사에 대해 자율협약과 워크아웃을 진행했다.

이중 워크아웃을 정상 졸업한 기업(인수합병 포함)은 50곳으로 27%에 그쳤다. 절반 가까운 81개(44%) 기업이 파산, 법정관리 등으로 정상화에 실패했다. 나머지 54곳은 아직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특히 중소기업은 103곳 중 절반 이상인 55곳이 구조조정에 실패했다.

채 의원은 채권은행이 기업들에 투입한 자금이 모두 71조8402억원이라고 밝혔다. 기업 구조조정 직전 대출 등 금액이 46조608억원이었다. 경영정상화 위해 추가 지원한 자금은 25조7794억원이다.

회수금액은 15조8043억원으로 전체의 22%에 불과했다. 앞으로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자금이 회수될 수는 있으나, 6월말 기준 최대 56조359억원의 평가 손실이 예상된다. 전체 손실 규모 절반인 28조7355억원이 산은이 관리하는 기업에서 발생했다. 국민 5조8129억원, 우리 4조1670억원, 신한 4조947억원, 수출입 3조8331억원, 농협 3조4676억원, KEB하나 3조2959억원, 기은 1조3880억원 순이었다.

채 의원은 “국책은행과 정부의 그릇된 판단으로 기업의 부실을 더 키우고 국민경제의 부담을 가져오고 있다”며 “국책은행의 구조조정 역량과 역할에 대해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