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바이잔 ‘대통령 권력 강화’ 위한 개헌 국민투표 실시

입력 2016-09-26 18:58 수정 2016-09-27 20:08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일함 알리예프가 26일(현지시간) 수도 바쿠에 있는 투표소를 찾아 투표하고 있다. AP뉴시스

아제르바이잔에서 26일(현지시간) 대통령 권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개헌안을 두고 국민투표가 실시됐다. 개헌안이 통과되면 아제르바이잔 대통령(54·사진) 일함 알리예프의 임기가 5년에서 7년으로 연장된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임기뿐 아니라 권한도 확대된다. 대통령에게는 신설되는 부통령직 인사권과 의회를 해산하는 권한이 주어진다. 이밖에도 기존 35살이던 대통령 입후보 연령제한도 폐지된다. 야당은 대통령이 자신의 19세 아들을 염두에 두고 권력을 이어나가려는 속셈이라고 비판했다.

국민투표를 두고 안팎에서는 우려가 계속됐다. 유럽평의회는 “대통령에게 전례 없는 힘을 부여해 권력의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인권운동단체 엠네스티도 “국민투표에 반대하는 인사들이 위협과 공격을 받는 등 문제가 많다”고 우려했다.

알리예프 대통령은 헤이다르 알리예프 전 대통령의 아들이다. 아버지 알리예프 전 대통령은 1993년 쿠데타로 집권해 10년 넘게 아제르바이잔을 통치했다. 현 알리예프 대통령은 아버지 대통령이 2003년 숨지면서 권력을 이었다. 그는 2009년 3선 금지 조항을 폐지해 장기집권의 토대를 마련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