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기 팬들이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36)의 전성기 모습을 그리워하고 있다.
25일 유튜브에는 ‘최홍만 피지컬 깡패 시절 하이라이트(최홍만 영상)’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최홍만은 이 영상이 올라오기 전날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로드FC 033 무제한급 토너먼트 결승전에서 마이티 모에게 1라운드 4분 5초 만에 KO를 당했다. 마이티 모는 자신보다 30㎝ 이상 키가 큰 최홍만을 상대로 물러서지 않았고, 안면을 향해 오른손 훅을 날렸다. 최홍만은 그 주먹 한 방에 그대로 쓰러졌다. 처참한 경기력과 함께 챔피언 타이틀을 놓치는 순간이었다.
이 경기를 본 격투기 팬들은 공감했을 게 분명하다. 최홍만은 예전 같지 않았다. 씨름을 그만 둔 최홍만은 2005년 K-1 데뷔를 통해 격투기 선수로 변신했다. 그때도 지금처럼 몸이 빠르진 않았다. 다만 오랜 운동으로 다져진 그의 팔과 가슴은 근육으로 뒤덮여 있었다. 얻어맞아도 물러서지 않았다. 보통 일반인의 머리 크기쯤은 되어 보이는 무시무시한 주먹으로 상대 선수들을 때려눕히기도 했다. 들기만 해도 상대 얼굴을 타격할 수 있는 ‘니킥’은 그의 트레이드마크나 다름없었다.
최홍만도 세월을 피할 순 없었다. 마이티 모와의 경기를 통해 운동을 오래 쉰 게 그대로 문제로 드러났다. 전성기와 비교해보면 근육은 온데 간데 없었다. 여전히 공격적인 모습은 없었다.
그럼에도 최홍만 영상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뭘까. 그래도 격투기 팬들이 전성기 최홍만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일말의 기대감 때문이다. 실제로 영상은 하루에 조회수가 10만 단위로 올라갔다. 팬들은 ‘그 때는 잘했는데’ ‘몸은 좋았는데’라는 식의 아쉬움 섞인 댓글들을 남겼다.
격투기를 즐겨보는 팬들은 내심 기대했을 것이다. 한때 미르코 크로캅, 에밀리아넨코 효도르 등 내로라하는 정상급 파이터들과 유일하게 맞섰던 코리안 파이터 최홍만의 모습 말이다. 전성기만큼은 아니더라도 마이티 모와의 결승전에서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기를 원했다. 최홍만이 파이터로서 명예회복을 할 수 있을지 끝까지 지켜봤다. 그러나 결과는 아쉬움과 더불어 그리움만 남겼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