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기업이 되라'(숫자 뒤에 숨은 1% 경영 노하우) 출간

입력 2016-09-26 11:49


“숫자 뒤에 숨은 1% 경영 노하우”라는 부제를 단 책 ‘나쁜 기업이 되라’가 출간됐다.

과거 기업의 성공을 가늠했던 매출, 자본 등의 숫자나, 수요 예측을 위한 통계 분석 기법이 꼭 정답만을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소셜미디어와 클라우드 컴퓨팅 등의 최신 IT 기술은 기업의 상품기획, 마케팅, 유통 시스템에 큰 변화를 야기했고, 정보의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공급과 수요의 관계가 과거보다 긴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여가를 중요시하는 문화가 발달하고, 재화가 풍족해 지면서 고객들 역시 가격만으로 물건을 선택하지 않고, 자신만의 가치를 제품이나 서비스 소비에 부여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시대적인 변화는 경영인과 학자들에게 기업 운영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고민하게 만든다. 그러나 급박하게 변화하는 시대인 만큼 미래 기업의 모습을 예측하는 데 이론적인 접근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예측된 수요, 예측 가능한 고객, 뻔한 서비스로는 도무지 시대의 변화를 따라잡을 수 없다. 무조건 최선을 다하고 고객에게 맞추며 착한 가격에 제공하는 착한 기업은 고객의 흥미를 끌지 못한다. 고객은 불편하더라도 매력적이고 독특한 기업에 끌린다.

그렇다면 미래의 기업은 어떻게 변해야 할까? 닫힌 기업에서 열린 기업으로, 임원이 아닌 고객과 직원을 위한 기업으로, 상식보다는 틀을 깨는 기업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려면 과거처럼 숫자나 이론에 의해서만 전략을 세워서는 안 된다. 숫자나 효율성보다는 역발상의 패러독스 전략으로 발상을 전환해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은 상식을 깨는 기업들에 관한 이야기를 모은 책이다. 공부 잘하고 말 잘 듣는 학생처럼 통계에서 예측된 수요로 생산량을 가늠하고, 예측된 고객에게 최선을 다하는 착한 기업, 좋은 상품을 착한 가격으로 제공하는 착한 마케팅 전략이 아닌 이색적인 방법으로 고객을 끌어당기는 매력 넘치는 나쁜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들을 통해 미래의 기업 모습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나쁜 기업이 되는 방법이 책의 저자는 숫자를 믿지 말라고 주장한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불확실성의 시대를 맞이하면서, 더 이상 고정불변하는 미래의 숫자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통계 또한 마찬가지다. 통계 분석이 기업의 미래를 좌우하던 시대는 끝났다. 1%의 예외가 99%의 가능성을 뒤집는 일은 얼마든지 일어나고, 소위 ‘대박’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역발상의 전략에서 나온다.

그렇기에 저자는 먼 과거의 로마제국에서 구조 조정의 기법을 배우고, 잘나가는 기업을 벤치마킹하지 않기를 권한다. 균형 잡힌 안정성보다는 불균형한 혁신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고객의 돈을 아껴주는 착한 기업이 되기보다는 고객이 자발적으로 돈을 쓰게 만들고, 실패를 감추기보다는 드러내고 공유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제까지의 상식으로만 기업을 운영해서는 더 이상 길이 없기 때문이다. 명품과 프리미엄 시장 전략, 파괴적 혁신, 발상의 전환,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방식이 아니라면 새로운 기회는 생기지 않고, 붙잡을 수도 없다.

말 잘 듣는 모범생은 좋은 성적을 받아 좋은 대학을 나와서 탄탄한 기업에 들어가 월급쟁이가 되고, 사고만치던 불량아가 어느 날 사업이나 장사로 두각을 나타내어 큰 부자가 되기도 하는 것처럼, 이제는 고분고분 착하게, 정도만 걷는 기업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다. 나쁜 기업은 곧 좋은 기업이 되는 지름길이기도 한 것이다.

저자인 김수욱 교수는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동학과에서 석사 과정을
마친 후, 미국 미시건 주립대학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부학장을 역임하고 경영정보연구소 소장을 지냈다. 현재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로 후학을 양성하면서, 한국 산업엔터테인먼트융합 경영학회 회장, 한국 자동차산업학회 차기회장, 한국 중소기업학회 부회장, 한국 경영과학회 부회장, 한국 생산관리학회 부회장, 한국 품질경영학회 부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