꿔다놓은 보릿자루 신세 김재수

입력 2016-09-26 10:48 수정 2016-09-26 10:52
정부세종청사 6동 4층에 위치한 국회 농해수위 국정감사장. 오전 9시50분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이준원 차관 등 농식품부 간부들과 함께 입장했다. 김 장관은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시 세례에 입을 굳게 다문 채 증인석에 준비된 장관 자리에 앉았다. 김 장관이 국감 자료를 검토하는 동안 수십명의 취재진이 김 장관을 연신 찍어댔다. 
김재수(맨 오른쪽) 농식품부 장관이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농식품부 국감에서 김영춘 농해수위 위원장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국감 예정 시각보다 10분가량 늦은 10시8분,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영춘위원장을 비롯해 야당 의원들이 입장했다. 국감 보이콧을 한 새누리당 의원들 자리는 카메라 기자들 짐 놓는 자리로 전락했다. 
 김 위원장과 회의 시작에 앞서 국감위원들, 농식품부 간부들은 전날 사망한 백남기 농민을 위한 애도를 위해 잠시 일어서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이후 야당 의원들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김 장관의 해임건의안이 국회를 통과됐음에도 이를 거부한 데 대한 유감을 표명했다.
 김 장관은 이들의 발언에 들으며 입을 굳게 다물었다. 관례상 장관이 하는 인삿말은 생략됐지만, 아직 법률상 장관이란 점에서 김 장관은 증인선서를 대표로 했다. 이후 야당 의원들은 김 장관 대신 이준원 차관에게 질의를 시작했다. 김 장관은 아마도 이날 증인선서 외에는 침묵모드로 10시간 가량을 버텨야 할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해수위 국감에 이렇게 많은 취재진이 몰린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