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4·토트넘 홋스퍼)을 보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44·아르헨티나) 감독의 표정이 달라졌다. 포체티노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선수들을 격려하면서 냉정한 표정을 풀지 않았지만 유독 손흥민 앞에서 해맑게 웃었다.
토트넘 홋스퍼는 25일 영국 미들즈브러 리버사이드 스타디움에서 끝난 2016-2017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미들즈브러를 2대 1로 격파했다. 토트넘은 4승2무(승점 14)로 2위에 올랐다. 선두 맨체스터시티(6승·승점 18)와 승점 4점 차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무패행진을 벌이고 있는 팀은 맨시티와 토트넘뿐이다.
손흥민이 일군 승리였다. 손흥민은 전반 6분 선제골과 전반 22분 결승골로 멀티골을 작성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남자축구 본선에 출전하면서 다른 선수들보다 늦게 리그로 합류해 고작 3경기를 소화한 손흥민은 지금까지 4골을 넣고 득점 선두권(5골)을 1골 차이로 추격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프리미어리그로 옮긴 지난 시즌의 부진을 2년 차에서 만회하고 본격적으로 기량이 만개했다.
이런 손흥민을 보는 포체티노 감독의 표정도 달라졌다. 포체티노 감독은 지난 시즌 중반부터 손흥민의 출전시간을 줄이면서 주전의 체력을 분배하기 위한 백업 전력으로 활용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득점력과 빈번했던 부상 탓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손흥민의 출전시간을 충분히 할애하면서 수시로 치켜세우고 있다.
해맑은 표정으로 웃는 모습도 포착됐다. 미들즈브러와의 경기를 마치고 그라운드를 빠져나가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선수들과 일일이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격려한 포체티노 감독은 다소 단호하고 냉정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손흥민이 다가오자 두 팔을 벌려 환하게 웃으면서 부둥켜안았다. 우리나라 축구팬들 사이에서 “손흥민을 편애하는 포체티노 감독”이라는 말까지 나온 장면이다.
포체티노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 “손흥민은 환상적이었다. 축구는 열심히 노력하면 보상을 받는 종목이다. 손흥민은 노력하는 선수”라며 “프리미어리그 적응은 어렵다. 한 시즌을 보낸 손흥민의 상황은 달라졌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