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화가’ 오만철 런던을 사로잡다 대영박물관 앞 한컬렉션 초대전

입력 2016-09-25 15:44 수정 2016-09-25 15:56

‘도자회화’를 개척한 오만철(53) 작가가 영국 런던에서 한국미술을 알리는 문화사절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오만철 작가는 대영박물관 앞 한컬렉션에서 10월 1일까지 초대전을 갖는다.

흙을 빚어 그림을 그리고 1300도의 가마에 굽는 방법으로 수묵화의 스밈과 번짐을 도자기에 살려내는 오 작가는 이 분야를 개척한 공로로 2015년 신지식인으로 선정됐다.

작가는 오랫동안 회화와 도예작가로 매일매일 먹을 갈고 화선지를 펼쳐 수묵화의 번짐과 스밈, 파묵과 발묵, 농담 및 여백이 느낌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은은한 매력의 수묵화를 연구하고, 때로는 매일매일 흙덩이를 주무르고 만지고 물레를 차면서 다양한 작업을 시도해 왔다.

하지만 도자기라는 한정된 형태의 작품 속에서 한계에 부딪히며 그의 생각을 모두 담아낼 수 없었다. 대중과의 소통에도 문제가 있다는 걸 깨닫고 있을 즈음 일찍이 한나라 때부터 발달한 중국도자기의 도시인 장시성의 징더전(景德鎭)으로 가면서 그 해답을 찾아냈다.

송나라 이후 중국 도자기를 세계적인 명품으로 인정받게 한 징더전은 천혜의 도자기원료 산지로 꼽히며, 특히 토질이 곱고 깨끗한 고령토는 화선지에서의 스밈과 번짐, 파묵과 발묵 등 모든 분야에서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기에 그동안 고민해왔던 최대의 난관을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국보와 보물 등 문화재를 도판에 옮긴 ‘반추’, 눈이 소복하게 쌓인 ‘장독대’, 런던의 풍경을 담은 ‘런던탑’, 소박하면서도 정감어린 ‘장승’ 등 전통미와 현대미가 어우러진 작품을 출품했다.

대영박물관 바로 앞에 위치한 한컬렉션은 한국의 고미술과 현대미술을 유럽에 소개하는 공간으로 한국인 유물수집가가 2006년 개관했다. 앞으로도 한국의 전통미술과 현대미술의 맥을 영국 유럽 현지에서 다양한 포맷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22일 오 작가의 개인전 오픈식에는 대영박물관 관계자 등 현지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오 작가는 “본차이나의 본고장인 런던에서 한국식 도자회화를 선보이고 반응도 좋아 뿌듯하다”고 전했다.
작품도 다수 팔려나가고 성황을 이뤘다고 오 작가는 말했다. 대영박물관 측과 연계된 전시의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고 그는 밝혔다. 그동안의 노력과 열정이 런던에서 꽃을 피우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