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정진석 원내대표, 정세균 의장에 “야! 부끄러운 줄 알어”

입력 2016-09-24 13:13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4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 직후 도의적 책임 차원에서 원내대표직을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동료 의원들의 만류로 재신임됐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전날 대정부질문 도중 자정이 가까워오자 의장 직권으로 차수변경을 선언하며 대정부질문을 강제 종료시켰다. 이어 해임건의안 상정 방침을 철회하지 않자, 정 원내대표는 정 의장에 다가가 “야! 부끄러운 줄 알아”라고 외친 뒤 동료 의원들을 데리고 본회의장을 떠났다.

정 원내대표는 곧바로 이어진 의원총회에서 정 의장에 대한 성토를 이어갔다. 그는 “국회법을 정면으로 아주 거리낌없이 위반한, 우리 헌정사에 너무도 치욕적인 오점을 남긴 국회의장”이라고 정 의장을 비난하면서 “앞으로 국회의장으로 부르지 않기로 했다. 그냥 평의원이다.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우리 헌정사, 의회 민주주의에 치욕적인 오점을 남긴 날”이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 모든 국회 의사일정을 전면 중단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은 정세균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면서 이를 받아들일 때까지 국회 일정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번 사태의 도의적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 사임을 의원들에게 보고했다. 하지만 김세연 의원을 비롯한 여러 의원들이 단상에 올라 “이런 어려운 시점에 리더십을 발휘해 당을 잘 이끌어왔고 앞으로도 어려운 시기에 당이 구심점 역할을 계속 할 필요가 있다”며 정 원내대표의 사퇴를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현 대표도 정 원내대표를 격려했고, 의총장에 있던 의원들은 박수로 사실상 정 원내대표를 재신임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르면 오는 25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향후 정국 상황과 국회 일정 중단에 따른 새누리당의 입장을 설명할 예정이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