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사랑을 아느냐 5] 연애를 글로 배웠어요

입력 2016-09-23 20:38

소개팅 성공하는 법, 연애 코치 oo이 들려주는 연애필살기, 첫 데이트에서 점수 따는 법...연애와 관련된 정보는 인터넷 게시판, 서점, 친구들과 모인 자리 등등 어디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 덕에 오늘도 솔로들은 연애 실전에 임하지 못하고 글로, 이야기로 습득한 이론만 늘어간다. 그래서 이번에는 연애 초보들이 알고 싶어 하는 사랑과 연애에 관한 궁금증을 따로 모아봤다. 그 해답을 함께 찾아보자.


도대체 사랑이 뭔가요?

도대체 사랑이란 무엇인가? 나는 사랑이 바로 우리의 존재 이유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사랑하고 또 사랑받기 위해 존재한다. 전 세계의 최장기 베스트 셀러인 성경은 첫째, 하나님을 사랑하고 둘째,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이야기 한다.

이 성경말씀에 근거하면 우리는 첫째로 하나님의 사랑을 받고 하나님을 사랑하고 둘째로 다른 사람의 사랑을 받고 그들을 사랑하고, 마지막으로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 삶의 의미를 두어야 한다.

우리는 사랑하고 또 사랑받는 존재로 태어났다. 따라서 우리는 사랑을 받고 사랑을 주지 않으면 정신적, 정서적으로 건강하기 어렵다.

나는 대학에서 장애인 체육과 치료 레크레이션을 가르친다. 수업 자료를 준비하고 정서 장애의 원인을 분석하면서 정서 장애의 원인이 바로 애정결핍임을 알게 됐다. 우리가 마땅히 사랑 받아야 할 시기에 사랑받아야 할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했을 때 혹은 학대를 받았을 때, 그 사람은 심각한 정서 장애나 낮은 자존감 등 여러 가지 콤플렉스에 시달리게 된다. 우리는 누군가의 사랑을 받고 또 누군가를 사랑해야 한다.


사랑에도 종류가 있나요?

연애 이론이 홍수를 이루고 있지만 뜻밖에도 많은 사람이 사랑에도 종류가 있다는 것을 모른다. 그래서 사랑에 대해 오해하기도 하고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갈등하기도 한다. 사랑은 크게 에로스 사랑, 필리아 사랑, 그리고 아가페 사랑 이렇게 세 가지로 나뉜다.

이 세 가지 사랑 중에 먼저 에로스 사랑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에로스라는 단어는 우리 주변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가장 가까운 예로 에로영화 혹은 에로물이라는 단어를 떠올려보라. 그러면 에로스라는 단어가 가지는 원래의 뜻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에로스는 육체적인 욕망, 성적인 욕구를 포함하는 다분히 육체적인 사랑을 의미한다. 우리가 굳이 사랑하는 것과 사랑에 빠지는 것을 구분한다면 에로스적인 사랑은 사랑에 빠지는 경우다.

사랑에 빠지면 이성적인 결정보다 감성적인 결정을 하게 된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 하는 ‘첫눈에 반했다’라는 것은 에로스적 사랑인 경우가 많다. 에로스적인 사랑은 그 대상을 소유함으로써 내가 행복해지고자 하는 사랑이다. 내가 사랑하는 대상의 미래와 시간, 순결, 그리고 자유를 소유하며 행복을 느끼는 것이 바로 에로스 사랑이다.

두 번째로 우리가 흔히 이야기 하는 친구 간의 우정인 필리아 사랑이 있다. 에로스가 육체적인, 혹은 성적인 의미를 포함한 사랑이라면, 필리아는 다분히 정신적인 부분에 의미를 둔다. 그래서 필리아는 남녀를 초월해서 일어 날 수 있다.

물론 필리아가 에로스로 발전하기 도 하고, 혹은 에로스로 시작한 사랑이 필리아로 발전하기도 한다. 주로 나와 상대방의 공통점을 발견하고 서로의 생각에 공감하는 과정에서 필리아 사랑이 싹튼다.

마지막으로 아가페 사랑이다. 아가페 사랑이란 에로스 사랑과는 대조적인 의미의 사랑이다. 에로스의 사랑이 소유하는 데서 행복을 찾는 사랑이라면 아가페 사랑은 상대방이 행복해짐으로써 내가 행복해지는 사랑이다.

우리가 아가페 사랑을 가장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랑하는 자녀가 병을 앓을 때 옆에서 대신 아프기를 소원하는 부모의 마음을 생각해 보면 된다.

위에 언급한 세 가지 사랑 외에도 작가 C.S. 루이스는 사랑의 종류에 한 가지를 더 추가했다. 바로 애정(affection)이다. 그는 자신의 책에서 애정을 아래와 같이 정의했다.

애정을 공중 앞에서 표현한다는 것은 마치 이사할 때 가구들을 바깥에 내놓은 것과 같습니다. 집안에 있을 때는 보기 좋았던 가구도 햇볕에 내놓으면 왠지 볼품없고 싸구려처럼 보이거나 우스꽝스러워 보입니다. 애정은 우리의 삶에 살금살금 기어들어와 서서히 퍼집니다. 그러고는 수수하고 편한 옷들, 온갖 개인적인 것들과 더불어 삽니다.

아마 수십 년을 함께 살아온 부부 간에 가장 많이 있는 사랑의 감정은 바로 ‘애정’일 것이다.

[이 시대의 많은 젊은이들이 제대로 사랑하는 법을 몰라서 혹은 잘못된 사랑 때문에 목숨까지도 끊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험난한 세상에서도 ‘사랑’만이 정답이라고 말하는 교수가 있다. 바로 연세대 스포츠 레저학과 전용관 교수다. <너희가 사랑을 아느냐>는 매주 금요일 연재된다. 이 칼럼은 사랑 때문에 울고 웃고, 혹은 사랑에 서툰 청춘들에게 훌륭한 연애 네비게이터가 되줄 것이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