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펜 아이들, 피터팬처럼 날아오르다

입력 2016-09-23 17:35 수정 2016-09-26 18:30

매일 오전 7시 40분에 등교해 오후11시까지 공부하는 청소년들이 좀처럼 가질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책을 읽을 시간, 친구들과 추억을 쌓을 시간 그리고 자신만의 구체적인 꿈을 생각해볼 시간 등이다. 하지만 대전 이문고등학교의 이문-펜 동아리 아이들은 성인들보다도 바쁜 하루 일과 속에서도 동아리 활동으로 이 모든 것을 누리고 있어 행복하다. 문화NGO 홀로하의 임민택 대표가 이들을 만났다.

 김수민(19)군은 "친구들은 대입 공부 때문에 책 읽을 시간이 없고, 동아리 활동은 더더욱 힘들다고 한다"라며 "하지만 이문펜 동아리에 참여하면서 오히려 공부에 도움이 많이 됐다"라고 말했다. 김군은 또 "책을 읽고 토론하고 글로 정리하면서 사고가 깊어진 것 같다. 수업을 듣거나 문제를 볼 때도 본질을 보게 되니 수업시간과 공부가 즐거워졌다"라고 자랑했다.


 동아리 때문에 꿈을 찾았다는 김다은(19·여)양은  "사실 우리 학교가 다소 왜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누군가의 지원 없이 삶의 멘토들을 만나고 다양한 외부 경험을 해보기가 매우 어렵다"라며 "그러나 동아리를 통해 타 지역의 각종 대회에 참석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새로운 세계를 보게 된 것 같다. 덕분에 추억도 쌓고, 장학금도 타고 또 나만의 꿈을 찾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현지(19·여)양도 "구체적인 꿈을 꾸게 됐다"라고 말했다.  김양은 "나는 단지 막연한 꿈을 가진 수험생이었다. 하지만 온드림스쿨 기자 멘토님을 통해 직업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국제부 전문기자가 돼야겠다는 목표를 세우게 됐다. 그렇게 대학입시만을 위한 공부는 나의 꿈을 위한 행복한 도전으로 바뀌었다. 친구들은 대입공부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동아리는 제 인생에 커다란 날개를 달아준 가장 중요한 공부였다"라고 밝혔다.


 이문펜 동아리 담당교사인 방경태 선생님은 "초반에는 동아리 운영이 힘들었지만 정몽구재단의 지원을 4년째 받으며 다양한 활동이 가능해졌고, 이제는 동아리 지원자가 넘쳐서 선발하고 있다. 공부에 방해가 된다는 고정관념들이 많았지만 큰 변화들 또한 많았다. 꿈을 찾은 아이, 태도와 성적이 바뀐 아이, 장학금 받은 아이, 추억이 많아진 아이 등 심지어는 입시에 도움이 되는 생활기록부까지도 풍성해졌다. 실제로 이런 일들을 통해 대학에 합격한 선배들이 가끔씩 찾아와 동아리의 고마움에 대해 이야기하곤 한다"고 말했다.

 김다은 학생은 "장학금을 주셔서 우리가족 모두가 감사하다고 엄마가 꼭 전해드리라고 했는데, 인터뷰를 통해 재단에 이렇게라도 전하고 싶다"며 미소지었다.

이문펜 동아리 김다은, 김수민, 김현지(왼쪽부터). 홀로하 제공

 인터뷰 내내 인성과 진로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은 행복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았다. ‘입시공부 편식’만이 정답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대전이문고등학교(교장 홍치영)는 대전의 외각 지역에 위치했으나 학력신장 우수학교 최우수상, 학교평가 최우수 학교 등에 선정된 우수학교다. 이문-펜(IMUN-PEN) 동아리는 독서, NIE, 봉사활동, 문화예술활동, 역사(독도) 관련 활동 등을 주축으로 아이들에게 행복의 날개를 펼쳐주고 있다.

 이처럼 이문-펜 등 전국에서 선발된 236개의 중·고등학교의 동아리를 지원하고 있는 현대차 정몽구재단(이사장 유영학)의 온드림스쿨 동아리 프로젝트 프로그램은 진로설계 및 창의성, 인성 함양, 사회공동체의 일원으로서의 자질 함양을 목표로 연간 동아리 활동비 지원, 진로멘토링 프로그램 제공, 온드림 써머스쿨 및 각종 재단행사 참여기회 제공을 통해 청소년들의 꿈과 행복을 지원하고 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