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성당 살인사건, 23일 제주지검으로 송치

입력 2016-09-23 15:52
 제주서부경찰서는 제주의 한 성당에서 6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중국인 피의자 천궈레이(50)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23일 밝혔다.

 검찰은 경찰 조사과정에서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은 천씨의 범행동기와 정신질환 여부 등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천씨는 지난 17일 오전 8시45분쯤 제주시 연동에 있는 성당에서 기도 중인 김모(61·여)씨를 수차례 찌르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피습 직후 직접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18일 숨졌다.

 천씨는 범행 후 제주공항으로 이동, 택시를 갈아타고 서귀포시로 갔지만 범행 7시간만에 서귀포시내에서 배회하다 긴급 체포됐다.

 천씨가 범행현장에 흘리고 간 메모지와 CCTV 관제요원의 모니터링이 검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천씨는 검거 직후 “자신의 아내에 대한 반감 때문에 기도하는 여성을 보고 나쁜 감정이 들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피해자가 숨진 뒤에는 “누군가 내 머리에 칩을 심어 조종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번복했다.

 천씨는 또 “남자는 저항이 심할 것 같고, 너무 어린 여성보다는 20대 후반 이상의 여성으로 범행 대상을 택했다”는 진술도 했다.

 경찰은 프로파일러 분석 결과 천씨에게 망상장애가 있고, 이 증상이 범행계획에 영향을 준 것은 맞지만 조현병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천씨가 범행 전 흉기를 구입한 점, 사건 전날 성당을 두차례나 찾아갔던 점 등을 들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계획범행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은 중국 허베이성 공안에 천씨의 가족관계와 직업, 범죄경력 등에 대한 자료를 요청하고, 휴대전화 디지털 증거분석 등을 의뢰했다.

 한편 경찰은 범죄의 심각성과 잔혹성 등을 고려해 신상정보공개위원회 회의에서 피의자의 얼굴과 이름 공개를 결정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