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노벨 생리학·의학상과 물리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일본이 올해도 노벨 자연과학상을 기대하고 있다.
23일 닛케이신문은 다음달 3일부터 발표되는 노벨상 수상후보로 당뇨병·암 치료제 연구자 모리 카즈토시 교토대 교수, 류마티스·자가면역질환에 사용되는 세포를 발견한 사카구치 시몬 오사카대 특별교수, 암세포가 면역체계를 공격하지 않도록 막는 단백질을 발견한 혼조 타스쿠 교토대 명예교수, 에이즈 치료 신약을 개발한 미츠야 히로아키 구마모토대 교수를 거론했다.
이번에도 일본이 생리학·의학상을 받으면 연속 네 번째 수상이다. 유력 후보로 꼽힌 카즈토시 교수는 노벨상 등용문이라는 미국 래스커상을 2014년에 받았다. 그는 세포 내 ‘소모체’로 불리는 기관에서 단백질이 품질에 따라 나뉘는 구조를 밝혀냈다. 세포 내 기능을 파악한 카즈토시 교수의 연구는 당뇨병이나 암 치료제 관련 연구로 이어졌다.
사카구치 교수는 면역력이 폭주하지 않도록 막는 제어성 T세포를 발견해 관절 류마티스 등 자가면역질환이나 항암제에 응용되고 있다. 면역 분야에서 가장 유력한 타스쿠 교수는 면역력의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PD-1’이라는 단백질을 발견했다. 이 단백질은 암세포가 면역체계를 공격하는 것을 막는다. 그는 이 기능을 살려 오노약품공업의 항암제 ‘옵서브(Observe)’를 발매했다.
일본은 최근 자연과학계 노벨상 수상이 잇따랐다. 1990년대는 1명도 수상자가 없었지만 2000년 이후 미국 국적의 난부 요이치로와 나카무라 슈지를 포함해 6명이 상을 받았다. 현재 수상자 수는 미국에 이어 2위다.
1980년대부터 일본은 연구개발의 원천이 되는 과학기술 진흥비를 지속적으로 늘렸다. 이후 거품경제 시대에는 기업이 좋은 실적을 배경으로 기초연구에 힘을 실었다. 지금 수상실적은 1980~1990년대 일본 기업과 대학의 연구 성과다. 다만 최근 중국 등 신흥국에 뒤처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