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북한 홍수로 국제기구에 손 벌리면서 핵실험 강행”

입력 2016-09-23 07:56 수정 2016-09-23 10:28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2일(현지시간) “북한은 70년 만의 큰 홍수로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하자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에 손을 벌리면서도 5차 핵실험을 강행했다”며 “이중적인 행태를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윤 장관은 뉴욕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북한이 올들어 핵실험과 미사일 개발에 쓴 돈이 2억 달러(약 2200억원)를 넘는다”며 “주민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핵실험에 매달리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지적했다.

윤 장관은 그러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대북제재 수위를 높이기 위해 논의하는 것을 뛰어넘어 의미있는 행동을 해야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을 방문한 윤 장관은 “제재의 실효성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제재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핵심인 돈줄 차단은 이미 상당한 효과를 얻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의 외교관, 대표부 관계자, 해외근로자 등 본국 정부와 군 당국에 상납해야 하는 사람들은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며 “주영국 북한대사관의 태영호 공사를 비롯해 올해 역대 가장 많은 엘리트 인사의 탈북이 이어지는 것도 제재 효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 장관은 또 ‘제재와 대화 병행론’에 대해 “정부는 지난해 말까지 북한과 대화를 하기 위해 다양한 제안을 했으나 북한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며 “제제와 대화를 병행하자는 주장은 북한 핵문제의 성격을 깊이 들여다 보지 않고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는 “북한과 대화하는 것은 잘못된 행동을 보상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지금은 제재와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뉴욕=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