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로마시장, 2024년 올림픽 유치 포기 선언

입력 2016-09-23 00:04 수정 2016-09-23 08:58
비르지니아 라지 로마시장이 21일(현지시간) 2024년 올림픽 유치 포기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이탈리아 로마시가 2024년 올림픽 유치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로마는 4년 전에도 재정난 때문에 2020년 올림픽 유치를 포기했다. 형편이 나아지지 않자 이번에도 유치 경쟁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3개월 전 로마의 첫 여성시장으로 당선된 비르지니아 라지(38)는 2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재정난을 이유로 올림픽을 유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올림픽 유치보다 쓰레기 청소와 대중교통 확충에 돈을 쓰는 게 우선이라는 이유도 내세웠다.

재정난 때문이라고 했지만 라지의 올림픽 유치 포기선언은 최근 점점 커지는 사퇴 압력을 피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6월 취임한 라지는 행정경험이 적어 로마시를 이끌 자질이 부족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시 고위직 인사에 반발이 나오면서 행정이 마비돼 지난여름 로마에는 쓰레기가 넘쳤다. 현지 여론조사기관 IZI 조사 결과 시민의 58%가 시정에 불만을 드러냈다.

라지의 독단적 결정에 이탈리아올림픽위원회가 비난하고 나서는 등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라지가 기자회견 전 올림픽위원회 관계자들과 예정된 회동을 일방적으로 취소해 ‘결례’ 논란도 일었다.

한편 2024년 올림픽은 독일 함부르크와 미국 보스턴도 유치 계획을 밝혔다가 포기했다. 프랑스 파리를 비롯해 유치하겠다는 도시가 몇 곳 더 있지만 로마의 결정으로 추가 포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