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 사는 6세 소년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지난달 17일 시리아 폭격 현장에서 간신히 구조된 5세 소년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오게 해달라고 요청한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사연은 오바마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사연을 소개하면서 알려졌다.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알렉스는 지난달 20일 오바마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냈다. 시리아 북부 알레포에서 옴란 다크니쉬(5)라는 이름의 소년이 폭격 현장에서 구조된 지 4일 뒤였다. 당시 온몸에 먼지를 뒤집어쓰고 얼굴은 피로 범벅이 된 채 앰뷸런스 의자에 앉아 있는 다크니쉬의 사진은 전 세계 네티즌을 안타깝게 했다.
알렉스는 이 사진을 본 뒤 오바마 대통령에게 편지를 썼다. 그는 “시리아 소년을 우리 집에 데려오게 해달라”면서 “꽃을 들고 환영하겠다”고 했다. 이어 “그 소년은 우리 가족이 될 것이고 내가 그의 형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알렉스는 이어 “누나는 소년을 위해 나비와 반딧불을 잡아줄 것”이라고 했고, “나는 학교에 있는 다른 시리아 소년에게 소개해 서로 친구가 되도록 돕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특히 자전거와 인형을 소년과 함께 쓰고 수학을 가르쳐주겠다고도 했다. 특히 “시리아 소년은 우리에게 새로운 언어를 가르쳐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백악관 참모들은 이 편지를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소년의 마음이 기특해 페이스북에 공개했다고 한다. 오바마 대통령이 사연을 소개하자 CNN방송과 시사지 타임 등 언론은 이 소식을 앞다퉈 보도했다. 알렉스의 남다른 마음이 시리아에 대한 관심이 점점 멀어지는 지구촌 어른들을 부끄럽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