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들의 시대가 열렸다…두산, 21년 만에 패넌트레이스 우승

입력 2016-09-22 21:54
두산 베어스 타자 오재일이 22일 열린 프로야구 정규리그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0-1로 뒤진 6회말 역전 투런포를 때린 뒤 포효하고 있다. 뉴시스

곰들의 시대가 열렸다. 두산 베어스가 잠실벌 홈에서 고대하던 축포를 터뜨렸다. 21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이다. 이제 남은 건 한 시즌 역대 최다승 기록과 한국 시리즈 2연패다.

두산은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정규리그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9대 2로 승리했다. 90승(1무 46패) 고지를 밟은 두산은 올 시즌 패넌트레이스에서 자력 우승을 확정했다. 두산은 올 시즌 단 열흘만 빼고 줄곧 선두를 질주하는 등 압도적인 전력으로 최정상에 올랐다.

두산은 0-1로 뒤진 6회말 오재일의 투런포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는 두산의 우승을 결정짓는 승리의 발판이 됐다. 오재일의 시즌 26번째 홈런이었다. 두산은 단숨에 전세를 뒤집은 뒤 잠자던 타선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결국 9회까지 리드를 내주지 않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판타스틱 4’라는 이름으로 뭉친 선발투수들의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더스틴 니퍼트(21승), 마이클 보우덴(17승), 유희관(15승), 장원준(15승)이 90승 중 68승을 합작했다. 또 선발 4명이 모두 15승 투수가 되는 기록도 세웠다.두산이 우승을 확정한 이날 선발투수 장원준은 6이닝 8피안타 1볼넷 8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를 펼치며 15승 고지를 밟았다.

올 시즌 타선에선 김재환의 활약이 컸다. 두산 김태형 감독의 마음 속 최우수선수(MVP)는 김재환이었다. 김재환은 22일까지 타율 0.338 36홈런 119타점 104득점을 써내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우고 있다. 김 감독은 “모든 선수들이 평균 또는 그 이상의 활약을 해준 가운데 김재환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고 했다. 양의지 오재원 등 고참 선수들도 꾸준한 기량을 뽐내며 후배 동료들과 패넌트레이스 동안 긴 호흡을 맞췄다.

이제 두산은 본격적으로 가을야구 준비에 돌입한다. 한국시리즈까지 우승하면 통합 우승이다. 1995년 OB 베어스 시절 한 차례 통합우승을 기록했다. 또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면 지난해에 이어 2연패를 장식하게 된다.

아직 정규리그에서 작성할 풍성한 기록 잔치도 남아있다. 두산은 남은 경기에서 1승만 더하면 프로야구 역대 한 시즌 최다승 타이 기록을 쓴다. 2000년 현대 유니콘스가 91승으로 기록을 가지고 있다. 두산은 7경기를 남겨둬 이 기록마저 갈아치울 가능성이 높다.

한편 리그 2위 NC 다이노스는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7대 2로 승리했다. 그러나 두산의 승리에 따라 우승 기회를 잃었다. 포스트 시즌 진출을 간절히 바라던 한화는 이날 패배로 가을야구와 한발 더 멀어졌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