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경찰 충돌 샬럿 비상사태 선포

입력 2016-09-22 17:36
21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경찰에 사살된 흑인 남성을 추모하는 집회 도중 한 여성이 “쏘지 말라”고 쓴 양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경찰의 흑인 사살에 항의하는 시위가 격화돼 비상사태가 선포됐다고 21일(현지시간) AP통신이 전했다.
 팻 매크로리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샬럿에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경찰의 긴급 요청으로 주방위군과 고속도로 순찰대를 투입한다고 밝혔다.
21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경찰의 흑인 사살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정의가 없으면 평화도 없다”고 쓴 피켓을 들고 중심가를 행진하고 있다. AP뉴시스

 20일 흑인 남성 키스 라몬트 스콧(43)이 경찰 총격으로 숨진 사실이 알려진 뒤 경찰의 폭력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틀째 이어졌다. 둘째 날 시위는 평화적으로 시작됐다가 폭력 사태로 번졌다. 시위대는 경찰에 돌과 물병을 던지고 차량에 불을 질렀다. 경찰은 최루탄 발사로 대응했다. 샬럿시는 시위대 중 1명이 다른 민간인의 총에 맞아 숨졌다고 발표했다가 사망이 아닌 중태라고 정정했다.
21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경찰의 흑인 사살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향해 경찰이 최루탄을 터뜨리고 있다. AP뉴시스

 시위를 촉발시킨 스콧의 죽음에 대해선 경찰과 유족의 주장이 엇갈린다. 경찰은 다른 범죄용의자를 체포하러 아파트 단지에 갔다가 권총을 든 스콧이 위협적이어서 발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족은 당시 스콧이 비무장 상태로 책을 읽으면서 아들을 태운 통학버스를 기다리다가 총에 맞았다고 주장했다.

 지난 16일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도 흑인 남성 테렌스 크러처(40)가 경찰 총격으로 숨져 수백명이 시위를 벌였다. 크러처는 당시 백인 여경의 요구대로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 자기 차로 걸어가다가 갑자기 총에 맞았다.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으로 흑인사회가 동요하자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경찰과 지역사회의 관계개선을 촉구했다. 하지만 두 후보가 강조한 부분은 달랐다. 클린턴은 “경찰에 살해된 미국인 리스트에 크러처와 스콧의 이름이 추가됐다”며 이런 총격이 종식돼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폭력과 소요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흑인사회 폭력문제와 관련해 “경찰의 불심검문(stop-and-frisk)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일부 지역에서 시행됐던 불심검문은 유색인종에 집중된다는 비판이 많았다. 뉴욕에선 2014년 빌 더블라지오 시장이 중단시켰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